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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 무대 아래]창작극회 '상봉' 주요 스탭들

한 자리에 모인 창작극회‘상봉’의 스탭들. 앞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영준 최학렬 강지영 정두영 정경선씨. (desk@jjan.kr)

 

교과서는 희곡·배우·관객을 연극의 3요소라고 하지만, 연극이 무대에 오르려면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배우들이 무대에서 열연하는 동안 무대 뒤에서 더 많은 땀을 흘려야 하는 조명감독과 음향감독, 분장사, 각 오퍼레이터들은 감춰진 일등공신이다.

 

지난해 제21회 전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극단 창작극회의 '상봉'. 심사평에서 '음향·조명·음악 등의 협조가 뛰어났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밝힐 만큼 '상봉' 스탭들은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았다. 조명감독 정두영씨(38·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조명담당)와 음향감독 정경선씨(36·전주시립극단 단무장), 연극전문분장사 강지영씨(33·분장메이크업 전문강사). 이들이 다시 뭉쳤다(12일 전주덕진예술회관, 13일 남원춘향문화예술회관, 14일 익산솜리문화예술회관·매 공연 오후 7시 30분). 일정이 빠듯해 이번 순회공연은 최학렬씨(32·남원시립국악단 조명감독)가 조명오퍼레이터, 강지연씨(28·전북연극협회 사무간사)가 음향오퍼레이터로 힘을 보탠다. 기획자는 박영준씨(26·창작극회 기획담당).

 

열악한 재정의 연극계. 자신이 사용할 소품과 의상, 기본 분장 등은 배우 스스로 해야 하고, 덩치가 큰 무대디자인은 선배의 노하우와 후배들의 땀방울로 한 층 한 층 쌓여진다. '상봉'도 연극인들을 '팔방미인'으로 만든 건 마찬가지지만, 조명과 음향, 전문분장은 언제나 별개의 의미를 가진다.

 

'상봉' 스탭들은 지난해 제19회 전북연극제를 시작으로 순천 호·영남연극제와 공주 전국연극제, 전주 앵콜공연, 서울 공연예술제에서 호흡을 맞춘 터라 공연장이 매일 바뀌는 이번 순회공연도 큰 부담은 없다고 자신했다. 연출 류경호씨와 오래 전부터 호흡을 맞춰온 두영씨는 오히려 "연출의 의도를 너무 많이 짐작해서 생기는 불편이 있다”고 털어놨다.

 

"무대를 단순화한 대신 조명으로 장치를 대신했습니다.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조명이 안방도 되고, 마당도 되고, 전쟁터도 됩니다. 어렵게 말하면 연극의 정조와 무드를 살려내기 위해 감각적이고 인상적인 효과를 겨냥했다고 할까요.”

 

극단 황토 출신 18년차 연극인인 그도 조명에 깊은 관심을 갖기 전까지 꽤 유능한 배우이자 연출자였다.

 

"배우라고 연기만 할 수 있나요?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는 더 심했습니다. 기획부터 조명·음향·분장 등등 전천후 배우가 아니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했죠.”

 

'상봉'의 조명을 처음 맡는 학렬씨는 "조명도 대본을 열심히 보면서 연습해야 하는 것”이라며, 대본 읽기에 한참이다. 그는 남원 공연에서 직접 메인 조명을 맡는다.

 

경선씨도 지난해 전국연극제에서 연기상을 수상한 '천상 배우'다. 개인 사정으로 무대에는 서지 못했지만, 연출의 권유로 초연부터 음향담당 스탭으로 참여했다.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사의 진행과 배우의 감정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아야 하고, 분위기를 잘 탈 때면 준비했던 노래나 배경음악을 빼는 것도 필수죠.”

 

그에게 난데없이 고민이 생겼다. 후배 한 명이 무대에 서기 힘든 상황이 생겨서다. 혹시 있을지도 모를 상황을 대비해 그는 대본 외우기에 들어갔다. 지난 1월 '나루터'(극단 창작극회)에서 처음 음향기기를 만져본 지연씨가 그를 돕기 위해 나섰다. "새내기지만 음향스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경선씨의 말.

 

분장을 담당한 지영씨는 '상봉'에서 '20대 중반 여성을 80대 후반 여성'으로, '30대 후반 여성을 90대 초반 여성'으로 만들어 갈채를 받았다. 그 역시 지난 1993년 황토를 통해 무대를 알았다.

 

"상봉은 극이 낯설었어요. 그래서 과장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하려고 노력했죠. 분장도 극을 모르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대본을 읽고 연습장면을 모니터하는 게 중요하죠.”

 

공연시간 8시간 전부터 분장을 시작해 리허설을 본 후 다시 하고, 극이 진행되는 사이에도 배우들을 끊임없이 '터치' 해야한다.

 

이번 공연 기획은 '황명국'역으로 출연하는 영준씨. 그는 "기획 역할이 홍보와 티켓 등으로 한정된 것이 아쉽다”면서도 직접 공연장에 와서 자신의 첫 기획 실력을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배우와 스탭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연극계 상황. 하지만 '특장'을 살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이들에게서 전북 무대예술의 내일이 읽혀진다.

 

최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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