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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공공의 적'이 된 민중의 지팡이

 

경찰관은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와 범죄의 예방·진압 및 수사, 교통의 단속 등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그 직무로 하는 공무원이다.

 

굳이 경찰관직무집행법을 들춰보지 않아도 경찰관은 어느 집단보다 높은 도덕성과 건전한 가치관을 요구받는'민중의 지팡이'라는데 의심을 갖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이같은 사회적 약속을 스스로 깨트린다면, 공공의 안녕이 아닌 사심(私心)을 앞세워 총부리를 겨눈다면, 경찰에게 돌아오는 것은 '공공의 적'이라는 비난과 야유밖에는 없다.

 

30일, 절대 일어나선 안될 일이 벌어졌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위급한 상황에서 방어수단으로 총을 들어야할 경찰관이 개인적인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동네 선배에게 실탄을 발사했다. 김제경찰서 금용초소에 근무하는 이모경사(38)가 이날 오전 김제시 금산면 D비디오대여점에서 주인 고모씨(44)와 고씨의 아내 이모씨(41)의 가슴 등에 실탄 5발을 쏴 고씨가 그 자리에서 숨지게 한 것. 고씨의 아내도 폐부분이 관통되는 중상을 입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날 오전 이 경사는 술이 덜 깬 상태에서 근무교대를 했고, 비근무시간에 총기를 가지고 나와 이같은 참극이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경찰내의 기강이 흐트러졌고, 총기관리도 허술했다는 반증이다. 더욱이 경찰은 이경사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술을 마시게 하고 수갑을 채우지 않는 등 제식구감싸기에 몰두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결국 경찰은 이번 총기사고에 대해 이혼 등 잇따른 불행으로 경제적·정신적 부담에 시달리던 한 경찰관의 개인적인 범행으로 몰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총기사건을 계기로 기강 바로세우기와 조직내부 시스템을 재정비하지 않는다면 권총을 들고 날뛰는 '제2, 제3의 이경사'가 뛰쳐나올지 모르는 일이다.

 

그렇지않아도 어수선한 시절에, 국민들이 기댈 곳은 갈수록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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