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이스 자연철학의 시조 탈레스는 '물은 만물의 근원'이라고 했고, 중국의 철학자 관자(管子)는 '물이란 무엇인가, 만물의 본원이며 재생의 종질'이라고 했다. 또 고대 가나안 지방에서 출토된 토관에도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라느 구절이 상형문제로 쓰여져 있다고 한다. 과학문명이 발달한 지금이야 그게 무슨 대단한 발견이냐고 핀잔을 줄지 모르지만, 과학은 커녕 숫자개념도 희박했던 그 시잘에 물의 중요성을 통찰한 것은 정말 대단한 예지(叡智)라고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몸의 70∼80%가 물로 이뤄졌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물은 위와 소장·대장에서 흡수돼 몸 속 구석구석에 영양을 담아 공급하고 노폐물을 밖으로 실어 내보낸다. 체내의 물이 1∼2% 상실되면 심한 갈증과 괴로움을 느끼게 되고, 5%정도 줄어들면 혼수상태에 빠져 12%에 이르면 죽게 된다. 사람이 음식을 먹지 않고 4∼5주를 살 수 있지만, 물 없이는 1주일도 견디지 못한다는 사실은 '물의 중요성'을 한마디로 함축하고 있다.
물은 보통 체격의 경우 하루에 2∼2.5ℓ을 마셔야 한다고 한다. 이 중 1ℓ는 음식을 통해 흡수되므로 나머지 1∼1.5ℓ는 마셔서 보충을 해야 한다. 맥주컵으로 10잔정도의 분량이다. 무더운 날씨에는 이보다 5백㏄를 더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러면 어떤 물을 마셔야 할까. 특히 좋은 물은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한 가지 물만 고집해서 마실 필요도 없고, 끓인 수돗물이든 생수든 모자라지 않게 보충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자에 따라서는 물은 영양소나 노폐물을 녹여 운반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이미 다른 물질이 녹아있는 음료보다 영양소와 노폐물을 더 잘 녹일 수 있는 '맹물'이 좋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 여름은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빠르고 강하게 동아시아 지역으로 확장돼, 10년만에 찜통더위가 찾아올 것이라는 예보다. 가진 사람이나 에어컨 틀어놓고 온갖 보약 챙겨먹으며 여름을 날 수 있지만, 없는 사람은 뙤약볕 아래서 비지땀 쏟을 일이 벌써부터 걱정이다. 그러나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이열치열이라는 건강법에 여름철 최고 보약인 맹물이 있지 않은가. 맹물만 잘 골라 마셔도 몸보신이 된다고하니, 올 여름엔 꼭 한번 '맹물거사'가 되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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