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잔느의 사과를 다 씹어 먹지 못하고서는 나는 청산에 갈 수 없음을 알았다. 전북문협의 많은 색을 가진 사과들이 모여 한 상 잘 차려졌다. 조화와 인식 안에서 잘 익어갈 것이다.'(전북문단 제43호 편집후기 중에서)
사과는 보는 각도에 따라 빛에 따른 색감의 변화가 다양하다. 때로는 빨갛고, 때로는 주홍빛이다. 세잔느(프랑스의 화가·1839~1906)는 언제 어디서나 영원히 변치 않는 사과의 고유 형태를 그리기 위해 몰두했다. 화단의 중요한 의미를 가진 입체파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도내에서 가장 많은 문학인들이 함께 하고 있는 전북문인협회(회장 소재호)가 '전북문단 제43호'를 냈다. 한편의 문학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을 읽는 것. "우수한 작품이라면 그것을 읽으면서 자신의 내부 깊숙이 숨어있는 여러 형태의 감정들과 해후하고,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이며 각자는 자신의 진정하고도 영원한 자아와 만난다”는 허소라 시인의 권두언은 문단의 선배이자 동료의 깊은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이번 호에서도 81편의 시와 34편의 수필, 11편의 시조, 10편의 아동문학, 3편의 평론, 1편의 콩트 등 회원들의 다양한 작품을 통해 지역 문학인들의 서정과 사회상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고(故) 하희주 시인을 기려 쓴 이운룡 시인의 평론 '생존의 밀약, 그 범신론적 해득'은 꼼꼼히 챙겨볼 만하다.
'다시 감상하고 싶은 동시·동화'에 서재균·윤갑철·윤이현·김용재씨의 작품을 초대했고, 김대환·이외숙·유향순씨의 작품을 '영천 시인들의 노래'라는 테마로 엮었다. 그러나 예년과 달리 소설의 참여가 저조한 것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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