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여대생들의 필수적인 장식품과 신분증은 가슴에 품고있는 책 한 권이었고, 80년대에는 핸드백이 대신했다. 형편이 어려웠던 시절, 80년대 합격을 기원하는 현수막은 '어머니 등록금 마련해 주십시오'. 최루탄과 곤봉세례가 난무하는 세월 동안은 우리의 젊은 청년들이 영원히 잠들지 못하는 열사로 남기도 했다.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버렸다. 시간은 모든 것을 녹슬게 하지만, 추억은 그대로다.
해방 직후 폐허 속에서 싹튼 건학의 신념, 전북대학교(총장 두재균)가 지금까지 걸어온 역사를 더듬어 전북대 역사자료집 '흐르는 시간 머무는 추억'을 펴냈다. 1947년 개교, 올해로 57주년을 맞는 전북대의 역사는 빛바랜 흑백사진을 따라가는 동안 과거로 되돌아간다.
1955년 개설된 중앙도서관(현재 박물관) 앞 연못은 화재에 대비한 방화수가 목적. 그러나 이 연못을 만들기 위해 학생들은 체육시간마다 삽질을 해야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않다.
1960년 4월 4일 전북대 학생들은 부패정치 척결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집회를 감행했다. 전국적인 기폭제로서는 실패했지만, 4·19혁명의 효시가 되는 의거가 전국 최초로 전북대에서 일어난 것.
'취향제' '실록제' '전북대 축제' '비사벌 축제' '황토현 대동제', 이름의 변화만큼 축제도 변해왔다. 건지벌에서 꿈틀대던 용춤이 있었고, '지금은 부모복도 여복도 재산복도 없지만, 국어사전을 가슴에 품고 영어사전을 머리에 베고자면 그대의 앞날은 심히 창대하리라'는 뻔한 이야기를 하는 도사가 출연하기도 했었다.
2001년 개관한 전북대 교사자료실(실장 양병호)에서 발간한 이 자료집은 학교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존하기 위한 것이다. 대학 동문 인터뷰와 학교사 관련 박물류·자료 수집을 통해 '캠퍼스의 변화자료' '교수·학생자료' '도서·팸플릿·잡지' '기념품·상징물' '사무용품·전산기기' 등을 수록했다.
양병호 실장은 "3년 동안 수집한 자료를 정리하고 체계화시킬 필요성을 느꼈다”며 "이 자료집을 통해 역사성과 전통성을 지니고 있는 전북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전체적이고 통시적으로 조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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