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에게 e-메일 보내 자신의 호 알려
잠재적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고건(高建) 전총리가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 지인들에게 e-메일을 보내 자신의 호로 `우민(又民,于民)'을 정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앞으로 우민이라고 불러달라"고 주문했다.
고 전 총리는 이날 다산연구소를 통해 `우민(又民, 于民)의 의미를 새롭게 마음에 새기며'라는 글을 지인들에게 보내 "이제 호를 가지게 되니 여러분과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이라면서 `우민'이란 호를 가지게 된 경위와 의미를 소상하게 설명했다.
고 전 총리는 "얼마 전 다산연구소 분들이 호를 권해 주셨다"면서 "다산연구소의 안에 제 생각을 약간 가미해 `우민'으로 하되 그 한자 표기는 `또 우(又)'와 `어조사 우(于)'의 두 가지 가운데 하나를 고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또 우자 `우민(又民)'은 `또다시 민초(民草)'라는 뜻으로 부름을 받아 공직에 나갔다가 소임을 다하면 물러나 다시 근본인 민초의 자리로 표표하게 돌아간다는 뜻"이라면서 "일곱 번의 공직과 민간인 신분을 왕복했던 행정가로서의 저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면서 민이 종착점이자 근본이라는 뜻을 함축하고 있어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 전 총리는 "어조사 우의 `우민(于民) 역시 `민초로부터, 민초와 함께,민초를 향해'라는 뜻이어서 제가 한평생 지표로 삼아온, `지성이면 국민도 감동한다'라는 지성감민(至誠感民)'의 제 좌우명과 일맥상통한다"며 두 가지 `우민' 가운데어느 한가지를 쉽게 선택하기 어려웠던 사정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2개의 `우민' 중 어느쪽으로 택할지를 정하기 위해 다산연구소를 통해 의견을 물어본 결과 1천여명이 의견을 보내줬으며 또우 자 `우민'이 다소 우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하나의 우민은 다른 우민을 전제로 하고 있어 이 둘은 나눌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편의상 저로서는 또 우자 우민으로 표기를 하겠으나 두 우민을 구분하지 않겠다"며 두 가지 `우민'을 함께 혼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 전 총리는 "여러분들은 어떤 표기를 하든지 편하신 대로 쓰셔도 좋다"면서 "저는 이 두 `버전'의 우민에 함축돼 있는 의미를 항상 음미하겠다"고 끝을 맺었다.
고 전 총리가 연말을 맞아 자신의 호를 알리는 형식을 빌어 지인들에게 연말인사를 한데 대해 정치권 안팎에선 새해엔 본격적으로 대권행보에 나서겠다는 신호탄으로 보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는 최근 각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대권 예비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 잇따라수위를 달리는 등 무시못할 `잠룡'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 전 총리도 이날 e-메일에서 "우민이라고만 하시면 저는 저를 부르는 것으로알고 마음을 활짝 열 것"이라면서 알듯 모를 듯한,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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