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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AN 독자세상]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 - 항상 지금처럼만 살아요

사랑하는 엄마에게

 

“띠링 띠링”

 

오늘도 어김없이 6시30분 알람소리에 맞추어 벌떡 일어나 주방으로 향하시는 엄마. 아침엔 꼭 따뜻한 밥을 먹어야 한다며 식사 준비를 하시지요. 아침 잠이 많은 저와 동생을 깨우시는 엄마의 목소리…. 그때 만큼은 그렇게 싫을 수가 없었어요. 잠을 조금이나마 더 자려는 우리와 아침밥은 꼭 먹이시려는 엄마사이에 벌어지는 행복한 아침전쟁….

 

스므살의 젊은 나이에 시집을 와서 할머니와 증조할머니를 15년간 보살피시고, 저희 뒷바라지까지 하시느라 얼마나 고생하셨어요. 저라면 지금까지 오지 못했을거예요.

 

‘엄마’. 엄마라는 이 단어가 그 큰 힘을 주는 건가요?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한번 더 생각하시고, 저희들 앞에서는 항상 밝은 웃음을 보여주시는 힘 말이예요. 정말 한없이 고맙습니다.

 

엄마 그거 알아요? 엄마랑 같이 시장에 갔을 때 아줌마들이 “동생이랑 나란히 시장에 나오니까 보기 좋네” 라고 말할 때마다, 조금은 ‘내가 늙어 보이나’ 해서 기분이 상했지만, 엄마가 그 만큼 젊어 보인다는 것에 왠지 뿌듯했다는 사실 말예요.

 

친구들이 “와, 어머니께서 참 젊고 이쁘시네요. 근데 세연이 넌 왜 그래?”하며 놀려도 그저 기분이 좋아 웃음만 나와요. 그냥 엄마랑 있으면 기분 좋아요.

 

얼마전, 수술을 받으신 아빠. 많이 아프고 힘드셨을 거예요. 하지만 아빠가 수술 후 우울증 때문에 힘들어하실 때 옆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엄마의 빨개지는 두 눈을 보면서 저도 많이 울었어요.

 

지금은 많이 좋아지셨지만, “아빠, 건강하세요. 아프지마세요” 그래야 엄마가 항상 웃을 수 있잖아요.

 

10여년간을 사회생활을 하시면서 퉁퉁 부은 다리를 이끌고 들어오실 때 제대로 발마사지도 못해드려서 죄송해요.

 

이번에 돈을 모아 엄마회사에 엄마의 고객으로 적금을 들었을 때 하루 종일 제 자랑 하시고 다니셨죠? 안봐도 다 보여요. 엄마, 더 많은 걸 못해드려서 죄송해요.

 

언젠가 “어머니”하고 불러드렸을 때 닭살 돋는다고 그냥 하던대로 하라며 웃으셨는데, 이젠 어머니라고 불러야될 것 같아요. 가끔 그 젊고 이쁘던 우리 엄마의 얼굴에 세월의 흔적이 보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더 들지만요.

 

엄마 아직은 제가 사회에 나가보지도 않아서, 미래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서, 엄마에게 많은 걸 해 드릴 수 없지만, 좀더 자라고 제 자신을 책임질 수 있을 때가 오면 그땐 정말 잘 하겠습니다.

 

애교 없고 무뚝뚝한 딸이지만 꼭 이 말을 하고 싶어요.

 

“엄마 사랑해요. 항상 지금처럼만 살아요”

 

지금은 이렇게 글로써 이 말을 전하지만 다음 번엔 꼭 저의 따뜻한 음성으로 엄마의 작은 귀에 담아드릴께요. 아빠가 많이 서운해 하실텐데…. “아빠, 제가 항상 하는 말이지만, 엄마 다음으로 아빠를 제일 사랑해요 ”

 

2006년 7월 13일 목요일

 

딸 세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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