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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공권력 경시풍조 만연

임상훈기자(사회부)

44회 법의 날을 하루 앞 둔 지난 24일 고창경찰서 정문에서 한 취객의 난동이 벌어졌다.

 

40대 남성이 ‘무슨 일로 경찰서에 왔는지’를 묻는 한 전경의 멱살을 잡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린 것이다. 이 남성은 이내 경찰에 의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지만 전경이 입은 상처 이상으로 공권력은 또 한 번의 상처를 입었다.

 

일선에서 법을 집행하는 경찰, 공권력에 대한 경시 풍조가 만연 수준을 넘어 극에 달하고 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을 폭행하는 것은 다반사고 경찰서 앞에서까지 버젓이 경찰에 대한 폭행이 이뤄지는 것이다.

 

일선 지구대는 취객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대나 농촌파출소에는 밤마다 만취한 채 찾아 와 드러눕는 취객들이 많다. 여관삼아 지구대를 찾는 이들을 경찰은 반쯤 포기한 채 아예 ‘단골손님’이라 부른다.

 

또 지구대에서 경찰조사 도중 집기를 부수고 이를 제지하는 경찰을 폭행하는가 하면 심지어 청소용 표백제를 얼굴에 끼얹기까지 했다.

 

범죄자를 잡아야 할 경찰이 막무가내 시민들로 인해 업무에 심각한 악영향을 받는 것이다.

 

한 경찰은 “범죄자라면 목숨 걸고 격투를 해서라도 붙잡겠는데 술에 취한 채 난동을 피우는 취객들 앞에서는 도무지 손을 쓸 수 없다”며 “시민을 보호해야 할 경찰이 이제는 시민들에게 보호를 받아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해 도내에서 공무집행방해로 부상을 입은 경찰관은 모두 71명인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공권력은 남용돼서도 안 되지만 경시돼서도 안 되는 사회의 한 안전망이다. 법의 날을 맞아 일선에서 격무뿐 아니라 공무집행방해 때문에 고전하는 경찰의 현실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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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훈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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