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10계명을 보면 전반 5계는 신에 대한 계명이고, 후반 5계는 인간 관계의 계명이다.
그런데 인간관계의 첫 계명이 부모에 대한 효인 것을 볼 수 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께서 네게 주신 땅에서 네가 오래 살리라.-
그런데도 우리 나라 기독교는 하나님 섬기는 데는 열심이나 부모님 섬기기는 소홀한 것 같아 아쉽다.
그건 그렇고, 추석이면 각 가정마다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한다. 그런데 무덤 앞 빗돌에 새겨진 성명의 머리에 있는 한자에 대해 관심 있게 생각해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남자의 경우에는 學生, 여자의 경우에는 孺人이라고 쓴 것 말이다. 물론 남자라고 해도 모두 學生인 것은 아니고, 간혹 ‘○○大夫’등으로 새겨진 경우도 있고, 여자의 무덤 앞에도 ‘○○夫人’이라고 새겨진 것도 볼 수 있다.
이것은 바로 당사자의 벼슬을 나타낸다. 벼슬을 지내지 않은 남자와 그 아내의 경우 -대부분의 일반 백성-에는 그 자리를 비워 둘 수 없으니까 각각 學生과 孺人을 넣었던 것이다.
‘학생’이란 낱말의 뜻이 ‘학교에서 배우는 사람’말고도, ‘지난날 벼슬을 하지 못하고 죽은 남자를 높여 부르던 말’이며 ‘유인’ 역시 ‘생전에 벼슬하지 못한 사람의 아내를 신주(神主)나 명정(銘旌)등에 쓸 때 높여 이르는 말’이라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겠다.
그러나 우리들이 지향하는 사회가 평등 사회인 오늘날에는 이런 관습은 버리고 당사자의 성명을 당당히 그대로 쓰는 것이 바람직 하겠다. 더구나 孺人은 ‘남자에게 딸린 사람’이라는 평등하지 못한 인식에서 비롯된 표현이 아닌가!
한 마디 덧붙인다면, 이제 비문도 딱딱하고 공식적인 한문투가 아닌, 좀더 개성적이고 의미있는 내용을 담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좋겠다.
예를 들면 ‘늘 남에게 베풀기만 한 사람 ○○’정도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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