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풍(楓)이란 글자는 나무의 한 종류를 나타냈다. 木(나무)과 風(바람)이 결합된 구조로 보아 그 문자가 바람과 관련 있음을 짐작케 한다. 사실 그 나무는 바람에 약하여 바람 소리가 유별나게 나서 그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이렇듯 楓만으로는 그 나무의 이름이 되지만 또 하나의 특징인 '붉은 잎'을 부각시키려는 의지가 작용하여 丹(붉을 단)을 덧붙임으로써 丹楓(단풍)이라는 낱말까지 생긴 것이다.
그러니까 원래는 나무의 한 종류를 일컫던 단풍은, 오늘날에도 그대로 쓰이고 있으니, 예를 들면 '오늘은 앞뜰에 단풍 한 그루를 심었다.'가 되겠다. 이럴 때에는 단풍나무라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그 뜻의 범위가 넓어져 나무의 한 종류 말고도 '늦가을에 나뭇잎이 붉거나 노랗게 변하는 현상'을 가리킴은 물론 '단풍으로 붉거나 노랗게 변한 나뭇잎(단풍잎)'까지를 가리키게 된 것이다.
'단풍이 물든 금강산은 말 그대로 천하제일이다.'와 같이 썼을 경우는 나뭇잎 색깔의 변한 현상을 가리킨 예로, 비단 단풍나무 말고도, 잎이 물든 모든 나무를 단풍이라 한 것인 바 이는 물드는 시기가 같은 데다 사람들 눈에 곱게 보이는 공통점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노란 단풍잎'이라 해도 자연스럽다.
그리고 '노란 잔디 위에 단풍이 간단없이 내려 앉는다.'와 같은 경우는 오직 단풍잎만을 뜻한 것이다. 요컨대 '단풍'하면 이렇게 나무와 색깔의 변화 현상 그리고 나뭇잎까지를 뜻하게 된 것이다.
이 기회에 김영랑의 '오매 단풍 들것네'나 감상해 보자. '오매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붉은 감잎 날아와/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이 시에서 말한 '장광'은 우리 전라도 지방에서 장독대를 가리키는 말이라는 것도 알아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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