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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 선술집과 대폿집

술이야기만 나오면 침을 꿀꺽 삼키는 술꾼들의 입맛 당기는 얘기 좀 해 보자.

 

'어떤 일이 우연히 잘 맞아떨어짐'의 비유로 쓰는 <술 익자 체장수 간다> 는 속담이 있다.

 

술을 거르려면 체가 있어야 했기 때문에 생긴 말인 것 같다.

 

술을 거를 때 체 밑에는 가운데에 구멍이 뚫린 오목한 나무 소래기를 대고 이것을 삼각 너스레로 받치면 그 아래로 술이 걸러져 나온다.

 

이런 장구를 '술주자'라 한다.

 

'술집에 가서 간단히 마시는 술'이 '선술'이고, 그런 술집이 바로 '선술집'이요, 선술집에는 술을 따라놓는 높직하고 길다란 '술청'이 있고, 안주를 끊이거나 굽거나 지지게 되어 있는 '구이가마'가 있다. 요즘도 더러 보이는, 한쪽 마구리를 들어내고 거기에 불을 피우게 되어 있는 드럼통이 이 구이가마인 셈이다.

 

'선술집 같은 데서 신통찮은 안주에 사발들이로 마시는 술'이 '대포'요, 그런 집이 '대폿집'이다.

 

요즘이야 가라오케다. 소주방이다. 뭐다 하여 그 이름도 숱하지만 1960년대만 해도 술집이라면 거개가 대폿집이었다. 막일하는 노동자건, 가난한 예술가건 '술잔거리'(술 몇 잔 정도 사먹을 수 있는 적은 돈)만 있으면 이 대폿집에 들러, 걸쭉한 왕대포 한 사발에 짠지 한 쪽으로 허기를 달랬었다. 그러나 형편이 좀 나은 축들은 노란 '술구더기"가 동동 뜨는 동동주에 빈대떡을 뜯으며 나무젓가락으로 왁저지 냄비뚜껑을 마냥 두들기기도 하였다.

 

예나 지금이나 값싸고 독하기로는 소주가 제일인데, 그 소주에도 '막소주'니 '아랑주'니 하는 등급이 있었다. 소주를 고고 난 찌꺼기를 '아랑'이라 하고, 그 아랑만으로 다시 고아 만든 질이 낮고 독하기만 한 소주가 '아랑주'다.

 

그리고 낮에 마시는 술을 '낮술', 거저 얻어 마시면 '공술'이라 하고, 벌로 마시면 '벌술'이요, 맛도 모르면서 마시는 건 '풋술'이다.

 

그리고 옛날 음력 정월 보름날 아침에 귀가 밝아지라고 마시던 술은 '귀밝이술'이요, 잔칫집이나 초상집에 부조로 내던 술은 '부좃술'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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