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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필리핀 출신 이주여성 라일라니

방과후 학교·학원 인기 영어강사 "가르치는 일 어렵지만 보람"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라일라니(30·전주)는 밝고 명랑하다.

 

방과후학교와 사설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그가 전북지역에 살면서 가장 신나고 즐거운 일은 축제 행사가 많아서 놀러 다닐 곳이 많고 볼 것이 많은 것. 전주영화제니 춘향제니 한지축제니 각종 축제가 많은 5월에 그는 더욱 활력이 생긴다.

 

지난해에는 김제에서 열린 지평선 축제에 전북지역에 거주하는 필리핀 친구들과 대회에 출전, 필리핀전통춤 스윙댄스 등을 펼쳐 장려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또 가톨릭 신자인 그는 전주가톨릭센터 후원으로 열린 전주시 중화산동 축제에도 참여했고, 지난해 전주 민촌가든에서 열린 필리핀 전주커뮤니티 행사에서 강신일 시인의 시 덕진공원에서를 낭송해서 큰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라일라니가 한국과 인연을 갖게 된 때는 2004년. 필리핀에서 친구의 한국 남자친구가 자신의 친구를 소개, 진안 출생의 이 남자를 만난 자리에서 덜컥 결혼을 약속했다. 영어를 몰랐던 그가 소개받은 지 한달 만에 필리핀에서 다시 만났을 때는 영어로 대화가 되는, 남편의 노력에 감동, 자신의 결혼에 확신을 갖게 됐다.

 

필리핀 샌드라무손 주립대학에서 3년간 경영학을 전공하고 출판회사를 다니면서 마케팅부서에서 3년간 디자인과 고객 상담을 해왔다. 돌아다니는 일에 피곤을 느끼면서 정착을 하고 싶어서 또다시 몰리칸 주립대학에서 1년간 교육학을 배웠다. 졸업 후 1년 동안 중학교에서 교생실습을 통해 교육기법을 익힌 다음 사립 초등학교 교단에 섰다. 교사로서의 적성을 뒤늦게 발견하고 가르치는 재미에 푹 빠져들었던 상황에서 한국행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필리핀에서 잘 나가던(?) 그는 결혼 후 이렇다 할 만한 일없이 있다가 2005년 시댁 조카의 도움으로 유치원에서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방과후학교 교사로도 활약한 그는 현재 오전에 유치원, 오후엔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면서 인기 높은 영어선생으로 알려졌다. 가끔 개인교습도 하지만 본업은 아닌 상태. 내친 김에 보다 좋은 영어선생이 되기 위해서 전주YWCA부설의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교육자료 게임 등을 활용한 교수기법을 배웠고, 이 센터에서도 라일라니는 탁월한, 눈에 띄는 영어교사로 일컬어졌다.

 

교회에도 가고 주말 진안에 가서 시부모 농사일도 돕고 매년 7월에 가족휴가를 보내는 것이 라일라니의 일상이 됐지만, 그는 가르치는 것이 어렵고도 고상한 작업으로, 아이들은 특히 보여주는대로 흡수하므로 더욱 큰 보람을 느낀다. 가르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아이들이 시를 영어로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고 스스로 대견하고 놀랍다.

 

한국학생들이 필리핀 아이들보다 질문이 많아 문법 등 설명을 잘 하려면 준비를 그만큼 많이 해야 한다. 유머감각이 뛰어나고 신뢰성을 주는 교사를 최고라고 생각하는 그는 학급경영도 일종의 매니지먼트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전공을 잘 살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없는 그에게 모든 아이들이 자신의 아이다. 필리핀에서는 부유한 학생만 사설학원을 다니고 대부분 공교육에 의존하는데 한국에서는 아이들이 각종 학원에 다니는 것이 이상하게 보였으며, 이는 한국 부모들이 자신의 자녀가 특출하다고 생각하는 데서 비롯됐고 그래서 아이들이 스트레스가 너무 많다고 판단한다. 필리핀에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성적에 따라 열등에서부터 우등까지 1∼8등 분류해서 가르치고 중간 체크로 이동을 하지만 스트레스가 심하진 않은 편이라고. 필리핀에서도 영어를 학교에서 배우고, 일상대화는 필리핀 자국어로 하지만 영어가 자연스러운 이유를 모든 교과목이 영어로 돼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성실, 헌신, 최선 라일라니는 이러한 모토를 세우고 주위 아이들이 영어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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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명숙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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