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환경운동연합·주민 간담회…습지 조성 서식지 보존·생태교육공원 조성
도심의 작은 습지에서 발견돼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던 맹꽁이. 시민에 의해 발견되고 시민들이 가꿔나갈 전주시 삼천동 시립도서관 주변 맹꽁이 서식지 보존 사업이 첫 삽을 떴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3일 맹꽁이서식지 복원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구체적인 복원계획과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는 맹꽁이 서식지가 보존될 삼천동 시립도서관 인근의 살고 있는 많은 주민들이 참석, 맹꽁이 서식지 보존이 작은 습지 조성을 넘어 삼천.거마근린공원이 자연생태 공원으로 탈바꿈 할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려달라고 요청했다.
▲ 시립도서관 인근이 맹꽁이 서식처로 유지된 이유
맹꽁이 놀이터가 조성될 삼천동 시립도서관 주변에 맹꽁이의 서식처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이 사업을 자문한 심재한 박사는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세경아파트 내의 넓은 텃밭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텃밭에 할머니들이 열심히 밭을 갈고 물을 주다보니 흙이 부드럽고 습기를 머금고 있어 맹꽁이가 잠을 자거나 은신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줬기 때문.
두 번째는 과거 저수지로 흐르던 물길로 추정되던 부지에 조립식 건물이 들어서면서 사람들의 접근이 차단되고, 이곳에 물이 고이면서 미나리, 고마리 등이 자라는 습지가 형성된 것을 이유로 들었다.
마지막 세 번째로는 주변에 쌓여 있던 폐목과 돌. 그리고 군데군데 지하수가 용출되는 곳이 있어서 장마철 짧은 기간에도 올챙이가 개구리로 자랄 수 있는 습지 여건이 조성돼 있기 때문이라는 게 심 박사의 설명이다.
또 이런 여건과 자문을 통해 맹꽁이 서식지의 복원장소로 이 곳이 최종 선정됐다.
▲ 구체적 복원계획
우선 맹꽁이의 핵심 서식지인 세경아파트 경계와 조립식 건물 뒤편은 지금처럼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배후 서식처인 텃밭이 잘 관리될 수 있도록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방향이 추진된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난해 맹꽁이가 발견됐던 도서관 옆 웅덩이는 현재 메워진 상태이고 사유지여서 습지 복원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공간이 협소해 이번 맹꽁이 놀이터 조성에서 제외됐다.
그리고 최종 복원 대상지는 공원부지 안으로 사시사철 지하수가 솟아나 축축하게 습지가 형성된 곳으로 결정했다. 현재 이곳은 습기를 이기지 못해 고사한 나무가 베어진 상태이며 일부 관목도 죽어가는 상황이라 참석자들은 이구동성 습지 조성에 공감했다.
서식지는 노랑어리연꽃이나 부들 등 습지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데크가 둘러싸인 작은 연못과 중간에 작은 섬이 있는 넓은 연못이 165㎡ 규모로 조성된다.
수변부의 경사는 물속의 양서류가 육지로 이동하기 쉽도록 경사각 10도 내외로 완만하게 만들기로 했으며, 수심에 변화가 있도록 높낮이를 주고 검정말, 나사말 등 수생식물을 심어 여러 수서곤충과 물고기가 살 수 있는 환경을 고려하기로 했다.
단 맹꽁이는 수심 10㎝ 정도 되는 곳에 산란을 하기 때문에 해당 수심의 서식처를 넓게 확보해 주는 것도 빼놓지 않기로 했다.
아울러 양서류의 먹이가 되는 곤충들을 유인하기 위해 색깔이 화려한 자생 초화류들을 도입하고 저습지의 중간에는 양서류가 낮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섬을 초지와 함께 조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연못 북쪽에는 약 90㎡의 초지가 조성된다. 맹꽁이가 숨기 좋고, 먹이인 지렁이, 개미가 살기 좋도록 퇴비를 뿌려줄 계획이다.
또 은신을 위해 나무판자나 폐 목재를 쌓아 숨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사람들의 접근을 차단하는 기능을 하는 경계 수벽을 쳐 서식환경을 최대한 보호해주기로 했다.
이밖에 야행성이고 겨울잠은 물론 봄잠도 자는 맹꽁이의 특성을 고려해 생태안내판을 설치하고, 연못 주변에 맹꽁이 의자나 캐릭터 조형물을 연못 안팎에 설치해 교육적, 감상적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이정현(NGO객원기자·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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