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삼(김제사랑연합회장)
'앞만보고 달려왔는데 어느날 나가라네요'
몇일 전 전북일보 한 지면을 채운 제목이다. 내용을 읽어보고 만감이 교차했다.
요즘 AI다 광우병이다, 또 구조조정이다 하는 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가 하면 날마다 촛불로 도시의 밤을 밝히고 있는 듯 하다.
먼저 농촌문제 부터 몇마디 하고자 한다. 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면 아예 도시는 없고 농촌만 있었다. 그러니 이 세상은 농촌이 도시를 낳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도시는 농촌에서 태어났는데 도시의 어머니인 농촌은 죽어만 가고 있다. 공업화만이 살 길이라 하여 모든 정책을 공업화에 집중하기 때문에 공업화=도시화가 되므로써 농촌은 상대적으로 낙후되고 버려져 가고 있는 듯 하다.
FTA만 보더라도 명분은 우리나라의 살 길은 이것이고, 또 국익과 직결됨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설득력 있는 이야기 같이 들린다.
하지만 그 이면에 농촌은, 농업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를 먼저 살펴봤어야 했다.
대안있는 FTA, 국민이 아니면 농민만이라도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을 먼저 마련하는 상생의 정책을 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위정자들은 비록 농촌의 인구는 적지만 농민들의 정신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알도록 깨우처 주어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붓깍지 숫자 논리에 맞추어 정책을 펼쳐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해 두고자 한다.
70년대 이전을 생각해 보면 농촌의 희생없이는 이나라의 경제가 살아날 수 있었을까 뒤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다음은, 정권이 바뀌었으니 한가지 더 짚고가고자 한다. 저 바다 건너 일본의 작태는 아주 공식적인것 같다, 옛날 우리도 대마도를 정벌하여 조공을 받았다는 역사를 배운 기억이 떠오른다.
그렇다면 대마도는 어느나라 영토인가를 우리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과거 백제문화를 일본에 전파하여 미개한 일본에 선진문화를 깨우쳐 주었건만 이것이 하나의 컴프렉스로 작용하여 그것을 벗어나려는 발버둥인지는 모르겠으나 무엇인가 확실히 이번 기회에 잡아줬음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공무원은 적이 아니다는 말을 하고 싶다. 듣기 좋은 말로 구조조정이지 실제적으로는 감원이다. 감원은 곧 모가지 떼는 일이다.
옛날에는 아주 치욕적인 단어인때가 있었다. 정권만 바뀌면 공무원 때려잡는게 잘하는 일 같이 아주 능사가 되어버린 시절이 있었다.
공무원은 절대로 적이 아니고 누가 뭐래도 국가발전의 역군이라고 생각한다.
60∼70년대까지 밥세끼 제대로 먹지 못하고 굶주릴때 2중 곡가제를 실시하며 국가경제를 부흥시키는데 농민과 지방공무원이 흘린 땀과 피가 아니었다면 과연 이나라가 오늘날과 같이 발전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물론 할수는 있겠지만 늦어졌을 것이며, 하루가 늦어지면 1년 이상 경쟁에서 뒤떨어지는 초스피드 시대인 점을 감안한다면 아직도 먼 훗날이 아닐까 짐작된다.
몇일 전까지만 해도 어디 볼일을 보러가면 후배 공무원들 보기가 민망했다. 더운 날씨에 방제복을 뒤집어쓰고 밤낮없이, 또 휴일도 반납한 채 AI방역과 살처분 등 3D업종 보다 더 힘든일을 말없이 해내고 있는 것을 보면 저절로 머리가 숙여진다.
그런중에도 선배에 대한 예의와 대우는 깍듯하다. 방제복을 뒤집어 썼으니 나는 상대를 알아볼 수 없음에도 그들은 나를 보고 깍듯이 인사를 한다.
인사를 받는 나는 그져 황송할 뿐이다. 어느날 점심때 하위직 공무원의 말을 우연히 옆자리에서 듣게 되었다.
"어느날 자기가 모셨던 과장이 순대에 소주 1병을 놓고 혼자 마시는 장면을 보고, 그래도 현직에 있을때는 과장님 이었는데 퇴직하고 혼자 순대에 소주를 마시고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무척 가슴이 아프더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가슴이 따뜻하고, 또 열심히 일 하는 후배 공무원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일선 행정기관은 일손이 모자라 힘든 실정에 있다. 또 AI가 발생한다면 누가 나설 것인가 말이다. 정치적 논리에 의해 꼭 해야 한다면 펜대 놀리는 국가 행정기관 부터 먼저 하고 지방 일선 기관의 사기를 제발 좀 꺽지 말기를 당부한다.
/권두삼(김제사랑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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