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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 교수의 전북개발 실화 비화] ⑩ 덕진체육공원과 선운산도립공원

북방한계선 선운사 송악 천연기념물 지정

천연기념물인 고창 선운사 송악. (desk@jjan.kr)

지금은 우리에게 '덕진 체련 공원'으로 더 잘 알려진 장소는 원래 별다른 이름이 없는 곳이었다가 전주 덕진 공원이 확장되면서 비로소 붙여진 이름이다. 당시 덕진 공원이 확대 지정되면서 조경단과 덕진연못 사이에 체육시설이 들어서게 되었고 이때 이곳 이름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당시 그곳에 붙여진 이름은 덕진 체련 공원이 아니고, 전주 덕진 채련 공원이었다. 덕진 채련 공원이라 이름 한 이유는 간단했다. 기존의 덕진 연못 주변을 덕진 공원이라고 이름하였으니, 덕진 공원에 맞닿아 있는 그 공간은 전주 8경의 하나이기도 한 덕진채련(德津採蓮)에서 채련을 따와 공원명칭으로 해야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어렵게 채택된 전주 채련공원이란 명칭은, 그 후 채련이 아닌 체련으로 불리어졌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사람들이 채련이란 말을 신체 단련의 뜻인 '체련'으로 잘못 알아듣고 덕진체련공원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체련 공원이란 명칭은 우리나라에서 유독 전주시만 사용하고 있는 고유한 이름이다. 따라서 궂이 신체단련의 뜻에서 '체련'이라고 하려면, "덕진 체육 공원"이라고 해야 옳다.

 

1970년대 선운산 도립공원 지정을 앞두고 이곳의 정식 명칭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의 논의가 있었다. 전라북도는 그때 지정될 공원의 이름에 '경수산(鏡水山) 도립공원'이란 명칭을 내세웠다. 경수산 도립공원이라 칭하는 이유는, 현재 선운산의 주산이 당시 건설부 국립지리원에 경수산으로 표기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선운사 스님들은 도솔암 뒷산인 도솔산이 유명하고 또불교의 뜻도 담아 도솔산 선운사 도립공원이라 부르자고 주장하였다. 고창군에서는 선운사가 유명하니 "선운산 도립공원"이라 칭하자고 우겼다. 후에 안 일이지만 당시 고창군에서는 "선운산 아래 선운사"로 잘못 알고 있었다. 많은 논의 끝에 결국 새로 지정될 공원의 명칭은 고창군의 제안을 채택, 반영키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선운산 도립공원"이란 명칭을 사용하기엔 당시에는 문제가 있었다. 선운산이란 명칭이 지도상에 없었던 것이다. 지도상에 없는 가공의 명칭이 국가의 사업에 쓰인다는 것은 많은 논란을 야기할 수 있었다. 다행인 것은 최근 국토해양부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이곳의 명칭을 선운산이라고 공식 표기하고 있다.

 

선운산도립공원에 얽힌 이야기를 한가지 더하고 넘어가겠다. 선운사 입구에 들어서면 공원관리소 뒤편 큰바위에 천연 기념물인 송악이 자리 잡고 있다. 송악이란 두릅나무과의 일종으로 중국 윈난스린에 가면 기암괴석 사이로 장관을 이루며 자라고 있는데, 송악을 천연 기념물로 지정하게 된 연유는 다음과 같다.

 

1900년대 초 자연 보전 협회에 관여하면서, 고창 선운사 주변의 생태조사에 참여한 바 있다. 그때 조사팀으로 전북대 김익수 교수, 원광대 길봉섭 교수, 그리고 필자 등 3인이 참여했는데, 내가 송악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자고 제안하면서 식물학자인 길봉섭 교수의 의견을 물어봤다. 그러나 길 교수의 답은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부정적 견해였다. 그런지 얼마 후 길 교수에게서 연락이 왔다. 내용은 마침 전북 금구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송악이 있었는데 최근에 고사해 버려 그 대안이 필요한데 송악은 전북이 북방한계선이어서 금구 송악 대타로 선운사 송악을 추천하면 천연기념물 지정이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고창 삼인리 송악이 지금 천연기념물 제367호로 지정 보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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