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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사회를 바꾼다] "전주천에 아지트 만들었어요"

'얘하밥' 공공미술프로젝트..겨울엔 '할아버지나무…' 도전

전주천 다리 밑을 수놓은 700여장의 타일그림을 따라 어린이들이 걸어가고 있다. 이강민(lgm19740@jjan.kr)

벽에 걸린 작품 구석구석에 눈을 맞추고 입을 맞춘다. 손끝으로 살짝 어루만지고는 작품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마치 고흐의 해바라기나 신윤복의 미인도를 관람하는 듯 한 이 광경은 요즈음 전주천 다리 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지난 1일 100여명의 가족들이 전주천을 찾았다. 그리고 어은교 아래에서 어김없이 위와 같은 풍경을 연출했다.

 

'얘들아 하늘밥 먹자'에서 전주천 아래 타일벽화를 그렸던 꼬마들의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벽화도 자랑하고 전주천의 가을도 만끽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한가로운 전주천 기행'을 진행한 것이다.

 

이로써 '꼬마들의 공공미술 프로젝트-전주천에 아지트를 만들어요'의 공식적인 프로그램이 끝이 났다. 얘들아 하늘 밥 먹자(대표 유혜숙)는 2004년 전주를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만들고 싶은 영유아 교육기관 원장들이 뜻을 모아 결성했다.

 

 

현재 11개 기관 1200여명이 참여해 유기농급식과 유아생태교육 운동을 펼치고 있다. 얘하밥 꼬마들의 활약은 대단하다.

 

전주천과 만경강지킴이 활동을 4년 동안 벌이고 있으며, 4계절 콩·배추·무·벼농사를 짓고, 황방산·기린로·건지산 숲길 가꾸기에서도 꼬마들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6~7세 아이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진정한 조기교육을 실현하고 있는 듯하다. 전주천에 아지트를 만드는 공공미술프로젝트는 이들의 또 하나의 실험이다.

 

"처음엔 우리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유년의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서였어요. 그런데 하다 보니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일이더라고요. 왜 아지트냐고요? 공공미술은 어렵잖아요. 아지트가 아이들에겐 더 신나고 흥이 나죠" 얘하밥 김복심 운영위원의 말이다.

 

어르신들의 쉼터로만 사용되던 침침한 다리 밑에 아이들의 밝고 환한 웃음소리가 더해져 여러 세대가 함께하는 새로운 다리 밑 문화를 만들고, 되살아난 전주천이 우리아이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보물창고인지를 시민들에게도 보여주는 꼬마들의 공공미술프로젝트.

 

꼬마들의 장난이 가득담긴 전주천 아지트 만들기 사업을 시민참여 아트폴리스 만들기와 다름없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던 얘하밥 아이들이 이번엔 어른들의 실천을 부르는 깜짝 놀랄 일을 해낸 것이다.

 

다리 밑을 수놓은 700여장의 타일그림처럼 전주에는 얘하밥 아이들의 동심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이 무서운 꼬마들은 이번 겨울 26그루의 보호수를 지켜내기 위한 할아버지 나무프로젝트에 다시 도전할 계획이다.

 

/강소영(NGO객원기자·전주의제21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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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영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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