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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르 습지 곰소만' 전문가 기고

허철희(부안생태문화활력소 대표)-갯골 발달한 줄포만 꼭 보전해야

칠산 바다 한 자락이 변산과 선운산 사이를 뚫고 내륙으로 쑥 들어와 크게 만을 이루었는데 이곳이 줄포만이다. 예전에는 고부만이라고도 불렀고, 줄포항이 문을 닫은 후로는 곰소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예전에 4월 중순에서 5월 상순까지 줄포만은 수온이 11-14도로 조기 산란의 최적 온도여서 살구꽃 몽우리가 맺힐 무렵이면 바다를 뒤덮을 정도로 엄청난 조기떼가 흑산도를 거쳐 이곳으로 회유해 들어와 산란하고 살구꽃이 질 무렵 연평도로 빠져나갔다. 이때 줄포만의 넓은 갯벌은 조기떼에게 풍부한 먹이를 대주는 천혜의 입지 조건이었다.

 

줄포만의 갯벌은 서해안의 여느 갯벌과는 달리 갯골이 발달해 있어 썰물 때에도 배가 드나들 수 있는데, 이 갯골을 따라 포구가 발달했다. 19세기에는 흥덕현 후포, 19세기 말에서 해방 무렵까지는 줄포, 해방이후로는 곰소가 번성을 누렸다. 또한 포구마다 갯벌에 살을 메워 갯골을 따라 회유해 들어오는 고기를 잡아 올렸는데, 이러한 어업을 '어전(漁箭)어업'이라고 한다. 줄포만은 수심이 얕은 데다 조수 간만의 차가 커서 어살 목으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으로 조선시대에는 전국의 어살 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컸고, 해세의 납입도 가장 많았다.

 

2006년 12월 15일 해양수산부는 이곳 줄포만 갯벌 3.5㎢를 습지보전법에 따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고시했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는 공유수면 매립이나 간척, 골재채취 등의 각종 갯벌훼손 행위가 금지된다. 줄포만 갯벌은 천연기념물 제323-8호인 황조롱이를 비롯한 50여종의 바닷새, 환경부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 대추귀고둥과 '국외반출 승인대상 생물자원'인, 짱뚱어, 말뚝망둥어 그리고 나문재, 퉁퉁 마디, 칠면초 등 염생식물, 칠게, 농게, 맛조개 등이 서식하는 생물다양성이 매우 풍부한 곳이다. 좀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이곳의 자연환경이 잘 보전되기를 바란다.

 

/허철희(부안생태문화활력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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