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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갈등 해법 찾는다] 희망의 싹 '파트너십' 공해도시 되살려

④미국의 사례-사우스 캐롤라이나의 리제네시스운동

한때 공해지역이란 오명과 함께 공동체에 공동화 현상이 일었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아크라이트와 포리스트 파크에 새로 단장된 단독주택들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은 이 공동체에 속한 콜린스 파크 마을. (desk@jjan.kr)

미국은 민간과 행정기관 사이에 밀접한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환경 갈등을 풀어내는 시스템과 경험을 축적한 대표적인 나라로 평가 받고 있다.

 

일부 지역의 경우 오히려 민간부문이 행정을 주도하며 쌓인 갈등을 풀어내는 사례도 있다. 행정기관은 민간부문의 뒤에서 소리 없이 지원에만 나서는 형국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스파르탄버그 카운티에서 벌어진 리제네시스(Regenesis: 재생)운동이다.

 

스파르탄버스 카운티 외곽에 위치한 콜린스 파크(Collins Park)와 밀 빌리지(Mill village)에 들어서니 깔끔한 단독주택들이 줄지어 서있다. 이들 마을은 스파르탄버그 카운티 남쪽 지역인 아크라이트(Arkwright)와 포리스트 파크(Forest Park) 공동체에 속한 마을들이다.

 

한때 공해지역이란 오명이 붙은 이곳에 정돈된 주거지가 마련된 계기는 민간 주도로 시작된 리제네시스란 조직이 태동되면서 비롯되었다. 1990년대 이 곳은 공업화에 따른 각종 환경 오염과 공해로 폐허처럼 버려진 땅이었다. 1910년에 IMC(International Minerals & Chemicals)가 공동체에서 1.6㎞ 떨어진 거리에 비료공장을 지었고, 이어 화학공장, 염색공장 등이 잇따라 조성되었다. 또 스파르탄버그 시는 1954년 마을에서 32㎞ 지점에 쓰레기 매립장을 조성했다. 이 쓰레기장엔 의료기관이나 자동차에서 나온 쓰레기까지 버려졌다.

 

미국의 경우도 당시엔 이들 산업 폐기물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고, 이들 시설에 문제를 제기하는 주민도 없었다. 정부 차원에서도 엄격한 환경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

 

1970년대 스파르탄버그 도시 재개발로 사업기들이 이곳을 떠나면서 오염된 대지만 남았고, 번성기에 지어진 낡은 주택과 시설들은 마약과 매춘이 횡행하는 소굴로 전락했다.

 

가장 먼저 환경 오염에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해럴드 미첼(Harold Mitchell, Jr.). 가족들이 이름 모를 이유로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고, 자신에게도 몸 곳곳에 이상 징후가 발견되었다. 또 지역민들의 질병, 낙태, 사산 등도 공해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란 주장을 제기했다.

 

미첼은 환경보호국(EPA)에 환경 조사에 나설 것을 요구했고, '리제네시스'라는 주민단체를 만들어 환경 운동을 조직화했다. 리제네시스엔 주변지역 주민들이 동참하며 영향권이 넓어졌다.

 

환경 조사 결과 스파르탄버그 카운티의 아크라이트와 포리스트 파크 공동체 일대가 염색공장과 비료공장 등에서 흘러나온 각종 폐기물에 심각하게 오염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주요 역할자들>

 

민간 부문이 주도한 스파르탄버그 환경운동에 각 기관과 단체가 동참, 파트너십을 형성하면서 환경 갈등은 풀려나갔다. 가장 선도적인 역할은 해럴드 개인과 해럴드 주도로 조직된 비영리 조직인 '리제네시스'이다. 여기에 스파르탄버그 시와 스파르탄버그 카운티,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건강환경통제부, 연방정부의 환경보호국(EPA), 사우스캐롤라이나 업스테이트 대학, 각 기업들이 참여하면서 환경문제는 물론 주택 문제, 사회 문제, 공중보건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다뤘다.

 

스파르탄버그 윌리암 바네트(William Barnet) 시장도 미첼의 공적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바네트 시장은 "미첼의 발의로 스파르탄버그 재생 프로그램이 시작되었고, 여기에 EPA 등이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 공동체가 확연히 달라졌고, 지금도 달라지고 있다"며 "시는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체 재생 프로그램 가동>

 

환경보호국이 1998년과 1999년 조사에서 IMC공장 부지에 화학물질이 다량 함유되었고, 아크라이트 쓰레기 매립장에서 다이옥신과 수은, 납, 카드뮴 등 중금속이 포함되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2000년 리제네시스와 각 기관 단체들이 모여, 공동체 재건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안했고, 각 주체들이 대등한 입장에서 상호협력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공동체엔 스파르탄버그 시와 카운티, 연방정부로부터 2억불의 펀드와 그랜트(연방정부 보조금)가 투입되었다.

 

파트너십에 따른 지원이 시작되면서 오염된 토양을 치유하는 작업과 주택 재건축, 취업 프로그램 등 다각적인 도시 재생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환경 오염으로 신음하던 공동체 곳곳에 새로 지어진 주택단지가 들어섰고, 주민 편익시설인 건강센터·레저센터 등이 건립되었다.

 

한발 더 나아가 국제적인 투자까지 잇따라 성사되고 있다. BMW, 미쉘린타이어 등이 투자계획을 발표했고, 퍼블릭마트를 유치해 인구 유입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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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모 kimk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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