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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백가쟁명] 한국생활에서 배구 활동 - 아지벡코바 굴바르친

아지벡코바 굴바르친(진안 외국인 며느리 배구단 주장)

제가 한국에 시집왔을 때 만해도 국제결혼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고, 저희 고향에서도 흔한 일이 아니라서 국제결혼을 3년 동안 고민을 했었습니다.

 

소련 붕괴 후 독립을 하게 된 키르기즈스탄은 한국하고 지리적으로도 멀고 그때 만해도 우리에게는 한국은 미지의 땅 이였습니다. 오래 동안 고민 끝에 결국 1999년 약혼식을 하였고 다음해대학교를 졸업한 후 결혼식을 하였습니다. 그 후 첫아이, 둘째, 셋째가 태어나면서 어머니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아픔이 조금 나아졌지만 공부 밖에 경험이 없었던 철없는 저에게 육아 문제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남편이 늘 옆에서 사랑해주고 응원해 주는 덕분에 힘든 일을 하나하나 극복을 해나갔습니다.

 

제가 살던 곳이 완전 시골이라서 처음에 문화생활도 못했었고, 한국어를 배울 곳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자기 힘으로 독학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 제가 한국에 최초로 왔기에 다음 들어온 후배들에게도 통역 및 상담원을 맡게 되어 힘든 점도 많았지만 덕분에 그 책임감 때문에 한국어를 빨리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조금 크고 유치원 다니기 시작했고 남편도 늘 바쁘니까 저도 무엇인가를 하고 싶었지만 일하기에는 아이들도 어리고 그렇다고 해서 여기에 문화생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고민이 커가는 중에 전북배구연합회 서주상회장님께서 외국인 며느리 배구단 창립식을 한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저에게는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배구를 했었고 다시 할 수 있다는 기쁨에 바로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배구단이 창단을 하고 배구를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배구단은 주부들로 구성되었고, 또 각자 사는 곳이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모이기가 힘들고 팀을 이끌어가기가 힘들었지만 언제나 변함없이 옆에서 응원해 주시고 지원해주신 회장님 덕분에 지금까지 잘 하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인들로 구성된 팀도 이끌어가기 힘든데 여러 나라 사람들로 구성되었고 각자 문화차이 등으로 회장님도 마음고생이 많으셨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늘 변함없이 아버지 같이 따뜻하게 대해 주셨고 가정에서 생긴 개인 문제까지 해결해 주려고 하시는 마음을 저도 표현을 못했지만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저도 남한테 베풀수록 마음이 더욱 커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008년 가을에 회장님이 저보고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전북웅변협회에서 주관하는 말하기 대회에 참석해보라고 조언을 해주셔서 참석을 해 최우수상을 땄습니다. 배구뿐만 아니라 한국 생활하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해주셔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함께 공유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늘 감사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배구에 대해서 몇 마디하고 싶은데 다들 아시다시피 배구는 직접적으로 말하면 건강에 제일 좋고 사는데 활력소가 되지만 배구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특히 사회 생활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배구는 말 그대로 나 혼자만이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고 팀워크가 중요하니까 서로의 마음을 읽어야하고 또 서로 협력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이웃끼리 어울리며 사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더구나 여러 나라 사람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더욱 장점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배구 생활 즉 사회생활을 하면서 경험, 자신감도 생기고 같이 어울리다 보면 생활에 필요한 정보도 교환할 수 있고 좋은 점이 많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굉장히 내성적이고 또 약간 거만한 면도 있었는데 한국에 오면서 특히 배구를 하면서 많은 분들을 알게 되었고 같이 어울리면서 많이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배구가 저에게 준 큰 변화 중 하나는 배구를 하면서 알려지게 되었고 그해부터 지금까지 방송 섭외가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으며 덕분에 경기도 고양시 농업대학교에 1달에 2번씩 강의도 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배구를 사랑하고 할 수 있는데 까지 할 생각입니다. 저한테는 사회 생활하는데 문을 열어주는 게기가 되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요즘에 다른 지역에서도 새로 생긴 외국인 며느리 배구단 즉 후배들을 보고 흐뭇하기도 하고 또 조언을 하나 해 주고 싶습니다. "배구는 그냥 배구가 아니고 생활이다. 지금 마음이 변치 말고 끝까지 배구를 사랑해 주고 또 서로 흩어지지 말고 잘 지냈으면 좋겠고, 배구와 함께 즐거운 한국 생활하시길 바랍니다".

 

요즘 불경기라고 다들 힘드시잖아요, 하지만 긍정적인 생각으로 희망을 갖고, 참고 견디다 보면 훗날 오늘날의 어려움이 아름다운 추억이 되지 않을까요? 사람이 이기지 못하는 어려움이 없습니다, 우리 모두 힘내고 꼭 불황을 이겨냅시다. 외국인며느리배구단을 전국최초로 만들어 주신 서주상회장님 정말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파이팅 외국인 며느리 배구단!!!

 

/아지벡코바 굴바르친(진안 외국인 며느리 배구단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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