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관객 도시가 후끈…냉철한 반성 새도약 준비를
'2009 전주국제영화제'가 역대 최다 관객을 기록하며 오랫동안 침체기를 겪어온 한국 영화시장 안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워낭소리> 와 <낮술> , <똥파리> 등으로 이어진 독립영화 붐이 '자유 독립 소통'을 내세우며 비주류적인 독립영화를 지지해 온 전주영화제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똥파리> 낮술> 워낭소리>
영화제 개막과 함께 이어진 징검다리 연휴는 축제 분위기가 꾸준히 이어지는 데 큰 몫을 했지만, 반대로 상영작의 90%가 매진되면서 발길을 돌린 관객들도 많아 영화제 측에 행복한 고민을 안겨줬다.
로제 고냉 클레르몽페랑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잘 짜인 조직과 운영, 다양한 작품을 존중하며 의욕적으로 영화를 보는 관객이 전주영화제를 매우 독특하게 만들고 있다"며 전주영화제를 극찬했다.
지난달 30일부터 5월 8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열린 올해 영화제는 총 42개국 200편의 영화가 상영됐으며, 이 기간 유동인구는 40여만명으로 추산된다.
▲ 프로그램, 만족도 높지만 새로운 점프 필요해
매년 역대 최다 관객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전주영화제는 전체 좌석수를 지난해 7만9185석에서 9만1222석으로 늘렸다. 좌석점유율은 77.6%. 지난해 82.4%보다 줄어들었지만, 유료관객은 7만762명으로 지난해 6만5209명에 비해 5544명이 늘었다. 매진 횟수도 총 292회 중 170회가 매진되는 등 지난해 128회에 비해 42회가 증가했다.
전주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은 무엇보다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가 컸다. 10회를 맞은 올해는 실험적이고 대안적인 영화를 추구하는 전주영화제가 지금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부산국제영화제처럼 외형적인 규모를 늘리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영화 관계자나 마니아들은 스리랑카, 필리핀 등 낯선 지역의 영화를 볼 수 있는 점을 전주영화제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돼지가 있는 교실> <요시노 이발관> <굿바이 솔로> 등 대중적인 작품이 많았던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이 대규모 상영관임에도 불구하고 매진사례가 이어져 전주영화제가 전문가와 대중의 시선을 고르게 맞춰나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굿바이> 요시노> 돼지가>
그러나 메인 섹션인 국제경쟁 부문에 한국영화가 단 한편도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정수완 수석프로그래머는 "많은 평론가들이 지적하는 부분이지만, 우리가 한국영화 섹션을 따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한국영화끼리 경쟁하도록 하는 것이 적합하겠다는 판단이었다"며 "차후에는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개막작 <숏!숏!숏! 2009 : 황금시대> 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다. 전주영화제가 제작하는 '숏!숏!숏! 프로젝트'가 10회를 맞아 10명의 감독들이 동일한 주제로 각기 다른 색깔을 보여주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개막작으로는 임팩트가 약해 전주영화제 프로젝트로 부각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반면 폐막작은 상업영화의 냄새를 풍기지 않으면서도 메시지 측면에서 독립적인 성격을 유지,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숏!숏!숏!>
▲ '제1회 프로젝트 마켓', 영화산업의 기대치 높여
올해 처음 시도된 '제1회 프로젝트 마켓'은 한국 영화산업과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목받았다.
1일 '인더스트리 데스크' 운영을 시작으로 7일간 250여명의 게스트가 프로젝트 마켓을 찾는 등 첫 해임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있었다.
13개의 투자사와 35개의 수입배급사 및 제작사, 19개의 방송과 콘텐츠 관련업체 및 단체를 비롯, 총 67개의 업체가 전주 프로젝트 피칭에 참여했다. 특히 프로듀서 피칭과 다큐멘터리 피칭에서 수상한 <상담가 x> 와 <첫사랑-1989, 스미다의 기억> 에는 대규모 투자사에서 관심을 보였으며, 인더스트리 상영작 중 <도쿄 랑데부> 와 <돼지가 있는 교실> <미아와 거인 미구> 는 현재 3∼4곳의 수입·배급사와 국내 개봉을 위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아와> 돼지가> 도쿄> 첫사랑-1989,> 상담가>
▲ 영화의거리 확대, 축제 공간 넓어져
영화의거리로 대표되는 공간의 집약성은 전주영화제의 가장 큰 매력요소였지만, 공간이 좁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그러나 올해는 프리머스 앞 구 전주보건소 자리에 '전주영화제작소'가 개관하면서 영화의거리가 확대됐다.
아트 벤치와 벽화, 동진주차장 아트펜스 등 퍼블릭 아트를 활용해 영화의거리 곳곳을 꾸미고 전주시네마타운 옆 주차장에 공연과 휴계공간이 추가한 것도 축제 공간 조성에 있어 주효했다.
전주영화제가 발굴한 감독들을 테마로 한 가방과 '디지털 삼인삼색' 티셔츠 등 전주만의 특색있는 기념품에도 관객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 10주년, 풍요 속 빈곤
올해 전주영화제는 10회를 맞아 그간의 성과를 정리하고 기념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 '10주년 기념상영' 섹션과 'JIFF를 추억하다'전이 큰 인기를 끌었으며, '디지털 삼인삼색 DVD 박스세트' 발매나 「전주, 느리게 걷기」 「10주년 기념책자」 발간 등은 10주년 기념 프로그램들이 단순행사로 끝나지 않고 콘텐츠로 남을 수 있는 아이디어로 평가받았다.
특히 「전주, 느리게 걷기」는 전주안내책자로,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을 통해 유통돼 전주를 알리기 위한 영화제의 노력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정작 영화제 10년 역사를 정리하고 방향성을 탐색하기 위한 영화제 안에서의 자리는 마련되지 않았으며, 「10주년 기념책자」도 부실해 아쉬움을 남겼다.
10주년임에도 불구하고 개·폐막식에는 눈에 띄는 스타들이 예년보다 적어 축제 분위기를 살리는 데 실패했으며, 개막작 선정 결과는 10주년의 의미를 강조하려다가 영화제 스스로 틀에 갇히고 만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그밖에도 저렴하게 숙소를 제공하는 'JIFF 사랑방'은 공급을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수요에 미치지 못해 숙박시설 문제가 여전했다. 게다가 지난해 영화의거리에서만 횡행했던 바가지요금이 올해는 아중리나 터미널 근처 모텔촌까지 번져 외지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다행히 내년에 호텔이 신축된다고 하니 숙박 문제가 조금이라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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