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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페기 소여는 30년전 내 모습"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출연하는 박상원

"어디든 관객이 있고 무대가 있는 곳이 나의 고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래를 하든, 연기를 하든, 무용을 하든, 땀과 열정이 있고 관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모두 소중한 것이죠. 설사 그곳이 밤무대일지라도요"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번'을 통해 중년의 나이에도 변함없는 인기를 과시한 탤런트 박상원(50)이 이번에는 뮤지컬 무대에서 관객과 만난다.

 

7월 개막하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줄리안 마쉬' 역을 맡아 LG아트센터 무대에 설 예정. 주인공인 시골 소녀 페기 소여를 브로드웨이 스타로 만든 열정적이면서 냉혹한 연출가 역이다.

 

논현동 박앤남공연제작소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주인공'페기 소여'는 30년 전 바로 내 모습"이라며 데뷔 당시 이야기를 들려줬다.

 

대중에게 탤런트로 익숙한 박상원은 30여년 전 춤꾼으로, 또 뮤지컬 배우로 무대에 서면서 배우 인생을 시작했다.

 

남자 무용수를 찾아보기 어려웠던 1970년대 후반 현대무용, 발레, 한국무용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무용수로 활동하면서 전국 방방곡곡 무대를 누볐다.

 

연기 데뷔작은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1979년). 당시 무명이었던그는 '브로드웨이 42번가'의 '페기 소여'처럼 오디션을 통해 하루아침에 주역으로 발탁됐다.

 

"고 추송웅 씨, 윤복희 씨,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당대 스타들이 출연했던 작품인데 당시 유망주였던 유인촌 씨가 방송 스케줄 때문에 공연이 펑크 날 위험에 처했어요. 오디션을 통해 '빌라도' 역을 대신할 배우를 뽑기로 했는데 예수를 비롯한 모든 배역을 꿰고 있었던 제가 공연 3일 전에 캐스팅됐죠. 사흘 밤낮을 연습해 졸지에 국립극장 무대에 서게 됐으니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스토리가 30년 전 그대로 현실에서 일어난 셈이죠" 이후 '가스펠', '애니', '쉘부르의 우산' 등 수많은 뮤지컬에 출연한 그는 "당시 우리나라에 있는 공연장은 국립극장과 지방 시민회관 정도였는데 뮤지컬 배우로서, 또 무용수로서 전국의 모든 공연장을 다 뛰어나녔다"고 회고했다.

 

30년간 연기자로서 관객과 시청자 앞에 서 온 그는 배우 외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뮤지컬 배우 남경주 씨와 함께 2년 전 박앤남공연제작소를 설립하고 공연을 제작해왔으며, 모교인 서울예대 연기과 초빙교수로서 후배들을 가르치면서 극단 동랑레퍼터리의 대표도 맡고 있다.

 

지난해에는 첫 사진전을 열고 사진집을 내면서 사진작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줬고, 1995년에는 화가로서 미술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방송과 뮤지컬, 사진작업을 번갈아 하는 게 근육의 수축과 이완 작용 같아요.

 

그러면서도 세 작업이 연장선에 있어 서로에게 도움을 주죠." 반듯하고 자상한 이미지로 시청자들에게 각인돼 있는 그는 월드비전, 다일공동체, 한국근육병재단 등 20여개의 단체와 10년 넘게 인연을 맺으면서 사회환원 활동도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

 

박씨는 "사회환원 활동은 내가 가진 것 이상으로 사람들이 좋게 봐주셔서 늘 죄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에 대해 속죄하는 마음에서 하는 것"이라며 웃었다.

 

30년간 연기 경력을 쌓아온 그에게 젊었을 때와 지금 배우로서 무대에 서는 느낌이 다른지를 물었다.

 

"그때는 어린 시절이었고 이제야 젊은 시절 아닌가요?(웃음) 나이가 들수록 더 부담감이 생기고 현실적으로 후배들이 많아지니 열심히 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건 사실이죠. '위기의식'이라는 단어는 제가 인터뷰할 때마다 빼놓지 않았을 정도로 늘중요하게 생각해 온 키워드입니다. 박수를 지독히 사랑하지만 지독히 듣지 않으려고노력했던 것도 그 때문이죠. 박수소리에 멍들면 안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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