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27.SK)와 김현수(21.두산)가 프로야구 첫 한 시즌 200안타를 향해 벌이고 있는 안타 전쟁이 무척 뜨겁다.
최다 안타 1위를 질주 중인 정근우는 20일 삼성과 경기에서 4타수2안타를 때려 시즌 안타 숫자를 63개로 늘렸다. 이에 뒤질세라 2위 김현수도 롯데와 경기에서 5타석에서 3안타를 몰아쳐 58개로 정근우와 격차를 5개로 좁혔다.
37경기를 치른 정근우와 김현수는 각각 경기당 평균 1.70개, 1.57개꼴로 안타를 생산 중이다. 정근우는 발목을 다쳐 3경기를 결장했고 김현수는 개근 중으로 둘은 산술적으로 133경기씩 치르는 정규 시즌을 마치면 200안타를 무난히 돌파할 전망이다.
이들의 꾸준한 안타 행진을 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다. SK 타선의 선봉에 선 정근우는 한 경기에서 안타 2개 이상을 때리는 멀티 히트를 23번이나 작성했다.
3경기에서 4안타를 터뜨렸고 3안타 이상을 때린 게임도 8경기나 된다.
김현수는 20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작성했고 4안타 경기 1차례 포함해 3안타 이상을 7차례 때렸다.
기복이 없으면서도 몰아치기에도 능한 둘을 막아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타격 코치로 둘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이순철 MBC ESPN 해설위원은 "둘 다 타격 센스가 출중하고 머리가 아주 영리한 선수들"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위원은 "김현수는 흠잡을 데 없는 스윙을 지녔다. 공을 맞히는 능력도 뛰어나고 직구든 변화구든 볼에 따른 대처능력도 탁월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특히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이를 극복해낼 줄 안다. 타격 감각이라는 게 한 번 잃으면 찾기가 쉽지 않지만 현수는 어린 나이에 빨리 회복해 내는 비결을 터득했다"고 놀라워했다.
정근우에 대해 이 위원은 "그 체구에 스윙스피드가 아주 빠르고 장타력도 좋다. WBC 훈련 기간에 볼을 깎아치다 마지막에 방망이를 들어 올리는 'V자' 스윙을 했는데 이는 바깥쪽 볼을 때리기에 좋지 않아 수평으로 때리라고 조언했더니 금방 알아듣고 스윙을 고쳤다. 그만큼 센스가 좋다는 방증"이라고 평했다.
섣부른 감이 있지만 최다안타왕을 놓고 둘이 격돌한다면 이 위원은 김현수가 약간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위원은 "먼저 타격은 공을 끝까지 볼 수 있는 왼손 타자에 유리하다. 그런 측면에서 선구안은 정근우보다 김현수가 좋다. 실제 정근우는 볼넷을 얻기보다 안타를 때리려는 태도인 반면 김현수는 볼넷도 고르면서 스트라이크를 안타로 연결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이어 "톱타자로서 득점 찬스를 만들어야 하는 정근우는 누상에서 자주 뛰어야 하는 등 팀의 중심 타자인 김현수보다 체력소모가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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