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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들이 만드는 '베토벤바이러스'

국방대 교직원·가족, 팝스오케스트라 구성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국방대학교 안보대강당.

 

국가 안보정책을 개발하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우리 군의 싱크탱크로 뜨거운 학습열기로 가득한 이곳에 뜬금없이 악기 소리가 하나둘씩 울려퍼진다.

 

국방대 소속 현역과 예비역 군인 및 학생과 그 가족들로 구성된 26명의 팝스오케스트라 단원들이 1주일에 단 한 번 단체로 연습하는 시간이다.

 

국방대는 올 2월25일 팝스오케스트라를 출범시켰다. 학교의 정식조직이 아니라 악기를 좋아하는 이들이 참여하는 일종의 취미모임이다. 그러다보니 병사부터 부사관, 장성은 물론 초등학생과 직장인까지 참여한 말 그대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다.

 

국방대 팝스오케스트라는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군 조직 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조직원들이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오케스트라의 산파역을 한 국방대 부총장인 박상묵 공군 소장이 단장이다.

 

작년 4월 부임한 박 부총장은 취미로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했고, 때마침 학교에서 운영 중이던 독서클럽이나 국선도, 인라인동호회, 국궁 등의 모임을 보며 문화가 한 조직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도 장롱속 악기만 꺼내들면 유럽 선진국처럼 마을이나 직장 단위로 오케스트라를 조직해 문화를 개선할 수 있다"며 "병사부터 장군까지, 초등학생부터 주부까지 모든 구성원이 어우러져 하모니를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소통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해 창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소통과 화합, 단결을 중시하며 교직원과 학생들의 열린 마음을 강조하며 지난 4월 취임한 박창명(육군 중장) 국방대 총장의 지지도 큰 힘이 되고 있다.

 

박 부총장의 말대로 팝스오케스트라의 면면 또한 다양하다. 교직원 15명 중 현역은 알토색소폰을 담당하는 박 부총장을 비롯해 트럼펫을 담당하는 조성국 상병, 알토색소폰의 박경수 상사, 클라리넷의 문장렬 대령 등 6명이다.

 

예비역 대령인 고인호(테너색소폰) 교수와 김성식(클라리넷) 교수가 참가하고 있고 국방대 학생인 노병규 정보보호진흥원 선임연구원은 전자기타를 맡고 있다.

 

박 부총장의 부인이 오카리나를 연주하고, 국방대 홍보과장인 이영진 중령의 부인과 딸은 첼로를, 합참대 학생인 황보근 중령(진)의 두 딸은 각각 바이올린과 플루트 실력을 과시하는 등 교직원과 학생의 가족도 11명이나 된다.

 

국방대 팝스오케스트라 연주는 지난 4월 방효복 전 국방대 총장 퇴임식 때 첫선을 보였다. 지난 6월 초에는 민간 오케스트라인 유로코리안필하모닉과 함께 다문화가정 초청 협연을 한데 이어 강동구민들을 대상으로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지난달 16일에는 주한무관단과 그 가족들을 국방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연주하는 등 지금까지 모두 4차례 무대에 섰다.

 

국방대 창설 54주년을 앞둔 오는 14일에는 국방대에서 기념 연주를 한다.

 

국방대 관계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계급과 직책, 나이를 떠나 악기로 똘똘 뭉쳐 하나의 하모니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오케스트라의 장점"이라며 "이를 통해 국방대라는 조직의 의사소통도 한결 나아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현재 운용 중인 군악대와 별도로 오케스트라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병사들의 정서함양과 좀 더 수준 높은 연주를 위해 별도의 오케스트라가 필요하다는 일각의 주장이 있어 이를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각국의 사례와 운영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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