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10 03:49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전시·공연
일반기사

[전시] 되풀이되는 고통 속 담아낸 '희망의 경계'

전주 서신갤러리서 열리는 '소통-여성 작가를 중심으로'

그들이 한 일은 '소통'이었다.

 

9월 5일까지 전주 서신갤러리가 열고 있는 소장품전'소통 - 여성 작가를 중심으로'엔 되풀이되는 고통 속에서도 소통을 꿈꾸는 희망의 경계가 담겼다.

 

초대작가는 양순실, 임현채, 장귀순, 정정엽, 정환선씨.

 

정정엽씨의 '곡식'작업은 팥으로 응축된다. 매일 한 알 씩 작은 씨앗들을 차곡차곡 쌓아 그린 팥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어느 것도 모양이 같지 않다. 동일하게 반복되지 않는 일상성의 운명을 뜻한다. 자궁에 팥을 흩뿌려 놓음으로써 여성성을 근간으로 한 일관된 의식도 엿보인다. 생명을 잉태하고 껴앉는 모성성에 다름 아니다.

 

정환선씨는 석판화로는 보기 드문 대작'공원'을 선보였다.

 

"공원의 큰 나무 아래서 올려다 봤더니, 여성의 허벅지 같단 느낌을 받았어요. 남성은 힘과 하늘에 가깝다면, 여성은 땅이나 나무에 더 가깝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숲의 노래'에선 새의 부리를 흉내낸 입술로 새와 대화하는 여인이 등장한다. 식물로 의인화된 풍만한 여체의 다감하고 따뜻한 시선이 현실의 고달픔을 껴앉는다.

 

양순실씨는 두 번째 개인전 '들뜨지 말며, 깊게 추락하지도 말고'에 출품된 작품 중 일부다. 나약함과 깨어짐, 외로움과 그리움, 걱정과 상처의 상실감에 매여 사는 현대인들의 두려움과 공포, 절망을 풀어냈다. 그가 말하는 소통의 단초다.

 

임현채씨는 '낯선 이와 빵을 먹어 본 적 있는가'를 통해 빵을 모티브로 한 공간, 소통, 관계를 이야기한다.

 

우리가 흔히 먹고 즐기는 빵 외에도 야채, 소라 등을 등장시켜 음식을 나누는 과정과 먹는 공간에서 소통을 재미나게 풀었다.

 

장귀순씨는 판화를 하기 이전의 드로잉했던 작품인 '나는 인공의 자연을 본다'를 내놓았다. 사람과 자연을 대담하게 생략하고, 빠른 속도로 표현한 것이 특징. 소재 자체가 전해주는 이국적인 정서와 담백한 맛의 드로잉이 공존하는 작품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