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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진은숙 "전자음악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전자음악이 어렵다구요? 휴대전화 벨소리를 비롯해 일상에서 끊임없이 듣는 흔한 음악이 전자음악입니다. 이번 음악회를 통해 전자음악의 매력을 느껴보세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현대음악 연주회 '아르스노바'를 통해 동시대의 음악 경향을 꾸준히 소개해온 진은숙(서울시향 상임작곡가)이 이번에는 전자음악을 들고 찾아온다.

 

22일 저녁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4일 저녁 8시 한국예술종합학교 KNUA홀에서 열리는 '2009 진은숙의 아르스 노바 ⅢㆍⅣ'는 현대음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전자음악을 주제로 꾸미는 무대다.

 

현대음악의 거장 피에르 불레즈가 창립한 프랑스 현대음향음악연구소(IRCAM)와 협력해 불레즈의 '송가 2번', 진은숙의 최근작 '이중 구속?', 핀란드 작곡가 유카 티엔수의 '네모', 독일 작곡가 요르크 횔러의 '공명', 강석희의 '항변', 임종우의 '음성의 실루엣' 등 다채로운 전자음악을 들려준다.

 

연주회에 앞서 14일 광화문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만난 진은숙은 "전자음악은 현대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진 분야"라며 "독일 작곡가 슈톡하우젠 같은 사람은 '미래에는 악기로 연주하는 음악은 없어지고, 결국 (컴퓨터로 만들어내는)전자음악만 남을 것'이라고 예상할 만큼 전자음악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인 방식의 작곡에서는 연주가 되기 전에는 어떤 음악이 최종적으로 나올지 작곡가도 확실히 알 수 없다"며 "이에 비해 전자음악은 청중에게 최종적으로 선보이는 형태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곡가에겐 매력적인 분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반 청중 입장에서는 전자음악이 여전히 어렵고,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진은숙은 이에 대해 "휴대전화 벨소리를 포함해 현대인은 전자음악에 끊임없이 노출돼 있다"며 "실상은 쉽고, 흔한 음악이지만 예술의 형태로 만들어지면 청중이 어려워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저히 앉아서 듣기 힘든 전자음악부터 청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전자음악까지 다양한 전자음악이 존재한다"며 "쉽고, 즐겁게 들을 수 있는 곡들을 선곡한 이번 음악회를 통해 전자음악의 새로운 매력을 맛보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에 아시아 초연되는 그의 '이중 구속?'은 독주 바이올린과 전자악기를 위한 곡이다.

 

그는 "IRCAM에 초청받았을 때 작곡한 작품"이라며 "바이올린 솔리스트가 평생 친구로 살아왔던 악기와의 애증 관계를 음악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바이올린 줄을 쓰다듬으며 애정을 표현하고, 바이올린을 때리며 학대하는 소리가 컴퓨터에 입력돼 변형돼 나오죠.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이번 '아르스노바'의 지휘는 작곡가 불레즈가 창단한 세계 최고의 현대음악 단체인 앙상블 엥테르콩탕포랭의 음악감독 수산나 멜키가 맡는다.

 

시벨리우스 이래 명지휘자를 꾸준히 배출해온 핀란드 출신의 멜키는 현대와 고전을 넘나드는 광범위한 레퍼토리로 세계 무대에서 각광받고 있는 여성 지휘자.

 

그는 "핀란드는 유럽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에 현대음악을 비롯한 현대 예술이 갖는 의미가 크다"며 "새로운 것을 발견한다는 측면에서 현대음악에 재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살아있는 작곡가와 함께 작업하고, 음악적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흥미롭다"며 "음악의 미래를 창조한다는 측면에서 음악가라면 누구나 현대음악에 책임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1999년 핀란드에서 진은숙의 오페라를 지휘한 것을 계기로 진은숙과 인연을 맺게된 그는 "진은숙은 독창성과 음악에 대한 진지한 자세, 작곡 실력을 두루 갖춘 독보적 현대 작곡가"라며 "그가 일하는 서울시향의 초대를 받아 한국 무대에 서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번 무대는 바이올리니스트 강혜선을 만날 수 있는 기회로도 의미 깊다. 1993년 파리 오케스트라 악장으로 임명된 강혜선은 이듬해 앙상블 앵테르콩탕포랭에 합류해 현대음악 분야에서 눈에 띄는 활동을 해왔다.

 

강혜선은 진은숙의 '이중 구속?', 자신을 위해 쓰여진 불레즈의 '송가 2', 알반 베르크의 '바이올린협주곡'을 연주, 청중을 현대 음악의 세계로 이끈다.

 

CJ문화재단 후원으로 티켓 가격을 낮췄다. 22일 5천~3만원. 24일 5천~1만원. ☎02-3700-6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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