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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예찬] 당신에게 필요한 전담팀은? - 박영준

박영준(전주시립극단 기획자)

최근 며칠동안 밤잠을 못 이루게 한 사건들이 있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나에게 홍명보 감독의 20세 이하 축구대표팀과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 대표팀의 경기는 시간과 관계없이 내 마음을 TV 앞에 머물게 하고 말았다. 주로 새벽에 경기가 열리는 바람에 경기가 있는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출근을 하곤 했었다.

 

하지만 두 팀 모두 8강에 진출,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 이후 다시 축구 열기가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20세 이하 대표팀은 18년 만이고, 17세 이하 대표팀은 무려 22년 만이다. 언론에서는 연일 축구대표팀 관련 이야기를 보도했는데, 주된 이야기는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가 한국축구의 본격적인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고 전담팀이 만들어졌다는 것이었다.

 

전담팀의 중요성은 박태환과 김연아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김연아의 전담팀하면 이제는 우리에게도 너무 익숙한 오서 코치와 세계적인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도 빼놓을 수 없다. 그들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김연아의 그림자가 되어 움직이기 때문에 '꿈의 200점' 을 뛰어 넘어 세계신기록 207점에 이어 최근 210점까지 기록하면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까지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박태환은 2006 도하 아시안게임 이후 전담팀과 대표팀을 오가면서 훈련해 왔다. 2007년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 때는 전담팀 체제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노민상 대표팀 감독의 지휘를 받으며 훈련해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박태환 전담팀의 행보는 국가대표 감독이자 박태환의 오랜 스승인 노민상 감독과도 갈등을 불러 일으켰고 결과적으로 로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고 말았다. 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김연아와 다르게 전담팀이 두 곳이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내일이면 2010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는 날이다. 고3 수험생들은 그동안 시험 준비하느라 정신없이 공부를 하고 이번 시험의 결과에 따라서 대학을 고민하게 되는 시기가 다가올 것이다. 12일 수능시험을 앞둔 고3 수험생들에게는 진학을 담당하는 진학실 선생님들이 전담팀일 것이다. 하지만 진학전담팀은 성적으로만 학생을 대학에 보내려고 할 것이다. 이유는 대학 합격이 전담팀을 평가기준이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험을 말하자면, 고등학생 시절 대학교를 어디로 가야하는지 어떤 학과를 선택해야하는지를 쉽게 결정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유는 성적을 기다려 봐야 했기 때문이다. 진학담당 선생님과 면담을 해보면 학과선정의 기준은 나의 성적이었다. 성적이 발표되고 그 성적을 기준으로 학교와 학과를 선택했던 것이다.

 

내가 뭘 하고 싶은 지는 오히려 대학을 다니면서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내 주변의 친구들과 후배들은 대학 4년 동안 졸업하면 뭘 할지, 어떤 직업을 갖고 싶은지, 꿈이 무엇인지도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얼마 전 대학에서 특강을 하게 됐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아직도 미래에 대한 계획이 없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를 파악을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며 그들도 졸업과 동시에 내 친구들처럼 노량진에서 무조건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게 될까 걱정이 됐다.

 

수능을 앞둔 고3 수험생들에게 필요한 전담팀은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어떤 직업을 희망하는지, 적성과 맞는 학과는 어떤 학과인지,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자신감을 주는 전담팀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적을 기준으로 보는 고등학교 3학년 전담팀을 급하게 운영하기 보다는 초·중·고의 교육시스템의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지금, 당신에게는 어떤 전담팀이 필요한가? 전담팀이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앞에 다가오는 결과보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운다면 당신의 전담팀은 분명 성공할 것이다.

 

/박영준(전주시립극단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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