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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동서 문명의 교차로 우즈베키스탄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 개막..내년 9월까지

한민족의 터전인 한반도와 만주 일대는 청동기 문화가 태동한 시기가 다르다.

 

즉, 고조선과 부여, 고구려, 발해 등이 터를 잡은 만주지역에서는 기원전 20세기 무렵에 이미 청동기를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한반도는 아무리 이르게 잡아도 청동기가 등장한 시기가 기원전 10세를 넘기 힘들다.

 

한반도가 여전히 석기시대에 머물던 기원전 20세기, 지금의 우즈베키스탄 지역에서 청동기 문화는 이미 높은 단계를 구가했다.

 

우즈베키스탄 남동부 스르한다리야 산악지대에 형성된 청동기시대 주거지인 사팔리테파(Sapali-tepa) 유적은 1973-1977년 발굴조사를 통해 청동기시대 무덤 731기가 발굴됐다.

 

그 결과 남녀를 합장할 때 여자는 왼편, 남자는 오른편에 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아가 이곳에서는 적지 않은 청동기 유물이 출토됐다.

 

17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하는 '동서 문명의 교차로-우즈베키스탄의 고대문화' 기획전에 선보이는 화장수를 담는 소형 용기와 손잡이가 달린 거울, 그리고 핀 모양 장신구는 바로 이 유적 출토 청동기 유물들이다.

 

기원전 4세기, 우즈베키스탄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에게 정복돼 그리스 문화의 영향을 짙게 받는다. 이번 기획전에 복제품 형태로 전시되는 알렉산드로스를 새긴 금화, 그의 사후 이 지역 패자가 된 그레코 박트리아 최고 권력자들의 기념주화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이 지역은 기원후 1-3세기에 대월지 일파가 세운 쿠샨왕조 수중에 들어간다. 이 왕조는 그리스ㆍ로마 문화와 서아시아, 그리고 인도 문화 등 복합한 양상을 보인다. 종교적인 측면에서는 조로아스터교와 불교 영향 또한 짙어지기 시작한다.

 

고대 서아시아 지역에서 물의 신으로 숭배됐으며, 풍요와 치유, 지혜를 상징하며 손에는 석류를 든 아나히타 상(복제품), 달페르진테파 유적 제2 불교 사원지 출토 보살상, 카라테파 유적 출토 불상과 그 제작 틀, 인도의 신화적 동물로 힌두교에서는 비슈누 신이 타는 상상의 동물인 가루다 상, 테르메즈 유적 출토 코린트식 기둥머리 등은 우즈베키스탄 지역이 글자 그대로 문명의 교차로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전시품이다.

 

쿠샨 왕조 이후 우즈베키스탄 지역은 소왕국이 분립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국제교역으로 이름 높은 소그드인들의 주무대로 변모한다.

 

중국을 대표하는 시인 이태백(이백)이 혈통이 석연치 않은 가운데 소그드인 피를 물려받았다는 주장이 있을 정도로 이들은 국제교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후대 아라비아 상인이나 이탈리아 베니스 상인의 선조라 할 만하다.

 

소그드인들이 남긴 흔적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사마르칸트 지역 아프라시압 궁전이 유명하다. 이 궁전에서는 1965년 벽화가 발견됐는데 그 벽화 중 조우관(鳥羽冠. 새 깃털을 장식한 모자)을 쓴 인물이 바로 고구려 사절이다, 신라 사절이다 해서 우리 학계가 우즈베키스탄을 주목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 벽화를 떼어올 수는 없는 법. 다행히 발견 당시 러시아 화가들이 그린 모사도를 빌려와 이번 기획전에 내놓는다.

 

이 전시는 내년 9월26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관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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