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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계 '서브스크립션' 마케팅 시동

서울시향, 2010시즌 정기공연 패키지 할인

우리 말로 '정기연주회'쯤으로 옮겨지는 '서브스크립션 콘서트(Subscription Concert)'는 오케스트라의 1년치 프로그램을 시즌 시작 수개월 전에 미리 확정해 이를 회원들에게 할인가에 선판매하는 공연을 의미한다.

 

관객 입장에서는 티켓을 싸게 구입할 수 있고, 오케스트라로서는 고정관객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원활히 재정을 운용할 수 있어 클래식이 생활의 일부가 된 구미 선진국에서 보편적이다.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는 정기연주회의 객석 대부분이 이렇게 연주회 수개월 전에 할인 패키지 티켓을 구입한 회원들로 채워진다.

 

서구에서는 오래전에 정착됐지만, 국내 오케스트라는 그동안 회원 중심의 정기공연을 운영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청중 저변이 넓지 않고, 전용 연주홀 미비 등으로 장기적인 공연 계획 수립이 여의치 않은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대표이사 김주호)이 내년 시즌부터 서브스크립션 콘서트를 본격적으로 시도한다고 밝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시향은 예술의전당과 조율을 거쳐 18회로 이뤄진 2010시즌의 정기공연을 일찌감치 확정, 서울시향 유료 회원 1천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18일 할인 패키지 티켓 판매에 들어갔다.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의 첫걸음을 떼는 '말러 2010 시리즈', 걸작 교향곡을 선보이는 '마스터피스 시리즈', 국내에서 듣기 힘든 신선한 작품을 소개하는 '익스플로러 시리즈', 협주곡 명곡을 들려주는 '명 협주곡 시리즈' 등 4종류 묶음으로 패키지를 구성해 회원들에게 20-40% 깎아 팔고 있다.

 

오는 25일부터는 할인율 10-30%에 판매를 일반으로 확대하고, 내달 2일에는 개별 티켓 판매가 시작된다.

 

서울시향은 "시즌 개막 이전부터 1년치 티켓을 다양한 묶음별로 판매함으로써 청중은 저렴한 가격에 좋은 자리를 구입하고, 서울시향은 안정적 고객을 확보한 뒤 취약 공연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해 객석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할인율이 커서 패키지 티켓이 너무 많이 팔리면 (오케스트라에게)경제적으로 손해라는 인식도 있다"며 "하지만 서브스크라이버(정기 회원)에게 좋은 좌석을 차지할 기회를 먼저 줌으로써 오케스트라에 대한 관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고정 관객을 확보한다는 면에서 결국 윈윈"이라고 강조했다.

 

KBS교향악단, 코리안심포니 등도 서브스크립션 마케팅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회원 1천400여명을 보유한 KBS교향악단 관계자는 "예산 문제 때문에 몇 년 째 상임지휘자가 공석이다 보니 다음 시즌 공연 프로그램을 미리 확정 짓는 게 여의치 않다"며 "1년치 프로그램을 한꺼번에 묶어 파는 방식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지향해야 할 지점"이라고 밝혔다.

 

코리안심포니 관계자는 "민간 교향악단에서 사단법인, 재단법인으로 단체의 성격이 변하면서 회원 관리를 제대로 못한 측면이 있다"며 "내년 창립 25주년을 맞아 우선 회원 수를 늘리고, 점진적으로 서브스크립션 마케팅을 도입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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