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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문솔아씨 "낯설게 보이는 수필 더 재미있게"

"휴대전화에 '063'이 뜨길래 달려나가면서 전화받았어요. 내년에 더 건필하자고 마음 정리를 다 했는데, 당선 연락이 와서 깜짝 놀랐죠."

 

'누드'로 수필 부문에 당선된 문솔아씨(46·본명 문춘희). 그에게 수필이란 미처 보지 못했던 생의 발견과도 같다.

 

"생각만큼 글이 잘 안써지는데도 불구하고 막상 내려놓지 못할 때, 수필이 내게 그 무엇이 되어주지도 그 무엇을 해주지도 않으면서 끊임없이 노력을 요구할 때, 힘들었습니다. 습작시기를 건널 때는 회의도 많이 들었죠."

 

지금은 전업주부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10년 동안 아이들에게 국어를 가르쳤었다. 학생들을 데리고 백일장을 나갈 때면 학생 지도보다는 직접 글을 쓰고 싶어 손이 간지러울 정도였다. 집에서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마찬가지였다.

 

본격적으로는 시를 먼저 썼다. 그러다 어느날 문득 자신의 시가 설명적이고 산문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산문으로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겠구나 싶어 3년 전부터 수필을 쓰기 시작했다.

 

"'누드'는 제목부터가 외래어이고 기존 수필과는 다른 시도를 했기 때문에 당선될 줄 몰랐어요. 같이 공부하는 문우들도 반응이 천차만별이었거든요. 솔직히 당선보다는 '붉새'를 쓴 작가에게 이런 신선함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누드'는 '붉새(붉은 노을을 일컫는 전라도 방언)'를 제목으로 내건 응모작을 보완하기 위해 함께 제출한 작품. 문씨는 "발가벗은 시나 소설이 많은데도 수필은 아직도 엄격주의가 지배하고 있다"며 "수필에도 낯설게 보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필을 쓰면서 수필이 문학이란 범주안에서 다른 장르에 비해 밀려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때로는 수필도 문학이냐는 말을 들을 때면 열등감이나 열패감도 느껴지죠. 글에 대해 고뇌하고 절망하는 것은 똑같은데, 대중들한테 멀어지고 문학평론가들로부터 생활문 정도로 취급받는 현실이라면 수필 쓰는 사람들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수필. 그는 수필을 시보다 더 잘 읽히고 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장르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가 "수필도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라며 질문을 던졌다.

 

▲ 나에게 수필이란? 남편과 아이들 외에 내가 간절히 기댈 어깨같은 존재. 내 삶의 숨구멍 같은….

 

▲ 문학의 힘이란? 문학은 치유의 힘을 가졌다. 꼭 전문 작가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고통, 절망, 슬픔, 분노 등을 글로 표현하다 보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고 내면도 한결 다듬어지게 된다.

 

▲ 수필을 통해 나누고 싶은 것은? 누군가의 고단한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누군가의 시린 가슴을 데워줄 수 있는 따뜻한 손을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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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휘정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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