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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2050] '그루터기'

방송통신대 청소년교육과서 인연…학과 공부하며 자녀교육법 공유

한국방송통신대 청소년교육과 주부 스터디모임 그루터기 회원들은 매주 한차례씩 만나 학과공부외에도 자녀교육법 등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desk@jjan.kr)

한국방송통신대(이하 방통대) 입학은 이모작 인생을 위한 2막의 시작이었다.

 

방통대 청소년교육과에 원서를 낸 주부들의 스터디 모임 '그루터기'가 만들어진 것은 4년 전. 아이들과 일상에 관한 이야기도 있지만, 학과 공부를 위한 나눔으로 채워진다.

 

"처음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투자로 시작했어요. 아이들 키우는 데 도움도 되고, 부업으로 해도 될 것 같았거든요. 공부하다 보니 제가 더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서로 코드가 맞았어요. 학과 공부 외에도 나를 알아가는 과정을 배워요. 지식보다는 살아가는 지혜와 가치를 배우죠."

 

'그루터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10명. 김인숙 팀장을 시작으로 최영나, 김귀선, 김미선, 이경미, 김은아, 김은실, 김영희, 한소영씨가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유쾌한 만남을 갖는다. 책은 주로 청소년교육과 관련된 교재로 사용되는 게 대부분. 각 장별로 나눠 발제를 하고, 난상토론도 벌인다.

 

3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주부들이다 보니, 아무래도 자녀와의 소통이 가장 큰 화두다. 사춘기 아이들의 예민한 감수성과 부딪쳐 다툼도 다반사로 벌어진다. 하지만 이들의 공부는 책상 앞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수업시간에 배운 발달이론과 심리학 공부가 가족간의 소통에 큰 몫을 해서다.

 

"이론을 통해 의사소통 방식이 다르다는 걸 알게 돼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어요. 예를 들면, 에릭슨의'심리 사회 발달이론'은 8개의 계단을 올라가는 과정으로 설명하죠? 아이를 자신감 있고 당당하게 키우는 방법, 아이가 공부를 놀이로 받아들이게 하는 방법, 사춘기 아이를 효과적으로 대하는 방법 등 아이의 전 성장 과정에 필요한 정보도 많이 배워요. 남편과의 갈등, 시댁 스트레스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구요."

 

공교육 개혁에 관해서도 이들은 할 말이 많다. 최영나씨는 "시험을 하나 더 늘리고 과목성적에 따라 아이들을 줄 세우며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로 이름 붙이는 것은 분명 문제"라며 학교학습이라는 제한된 영역 내에서 대다수 아이들이 열등감을 느끼게 될 염려가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열등감은 자기 확신과 주도성을 지니고 자아를 실현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발달과정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한 채 한 줄 세우기는 큰 실수라는 것이다.

 

하나를 알아도 깊이 있게 알자는 게 회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그러다 보니 서너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가장 어려운 점은 공부시간의 절대적 확보. 한소영씨는 "아이들이 숙제할 때 함께 공부한다"며 "공부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아이도 책 읽는 게 생활화된다"고 말했다. 청소년 봉사활동까지 현장 실무도 익혀 공부의 외연을 확장한다.

 

김 팀장은 "회원들과 헤어지면, 다음주 목요일을 기다리게 된다"며 "학과공부만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보고 느낀 것, 삶의 경험까지 나누면서 서로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모임은 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회원들은 '그루터기'의 유쾌한 수다가 계속되길 바란다며 졸업 후에도 모임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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