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우리증시는 주 후반 외국인과 연기금의 동반 매수세에 힘입어 종가기준으로 연고점을 경신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실적개선과 경기둔화 우려가 서로 엇갈리며 등락을 거듭했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경기에 대한 부정적 언급과 주택경기지표의 악재로 흔들렸지만 미국 기업 대부분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았고 국내증시도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오늘은 다른 해외증시에 비해 양호한 모습을 보이는 국내 증시의 흐름이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개별기업의 주식은 미래 이익을 기초로 산정하는 것처럼 개별 주식시장 또한 그 국가 전체의 기업실적이나 기초체력에 의해 평가된다. 최근 2분기 실적시즌이 계속되면서 박스권 하단이 상향 조정되고 있는 우리시장은 앞으로도 여타 글로벌증시에 비해서 차별화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차별화의 근거로 첫번째, 국내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탈을 들 수 있다. 남유럽발 재정위기 이후 투자자들은 시장에 투자함에 있어 개별기업이 아닌 국가의 재정 건전성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기 시작했다. 경상수지나 정부부채 수준으로 건전성의 정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가가 선진국보다 우월한 양상이다.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미국 중앙은행과는 달리 점진적인 경제 회복세 전망으로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실시한 한국은행의 경기 인식 차에서 볼 수 있듯이 국가별 경기회복은 차별화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부진한 경제지표가 글로벌 더블딥 우려로 확대되면서 증시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최근 흐름은 경기 둔화라기 보다는 위기 이후 급속한 속도를 보여왔던 글로벌 경제가 정상화 국면에 진입하기 위한 속도조절이라고 본다.
차별화를 갖는 두번째 근거는 양호한 기업실적이다. 국내증시가 견고한 하방경직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었는데 실제 삼성전자의 실적 잠정치부터 LG화학, 대한항공, 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기업이 분기사상 최고 실적치를 발표했다.
이처럼 개별 기업의 이익수준이 높아지면서 국내증시의 밸류에이션도 점차 낮아지고 있는데 현재 국내증시 PER는 9배에도 미치지 않아 여타 글로벌 증시 대비 현격한 저평가 상태다. 환율이 향후 급격한 강세로 전환되지 않는다면 수출기업의 4분기 이익 모멘텀을 개선시켜 국내증시의 저평가 매력을 지속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최근 개인과 연기금의 매수세가 지수의 하방을 견고히 했지만 역시 박스권 이탈을 결정짓는 수급 주체는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글로벌 유동성의 국내증시 선호도 강화가 국내증시의 차별화를 지속시키는 요인이다. 지난 5월 이후 유럽발 리스크로 유럽계 자금이 4조원 넘게 이탈했지만 연초 이후 미국계 자금은 꾸준한 매수세를 보여 수급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지난 주말 새벽에 끝난 미국증시에서 유럽은행의 건전성을 테스트하는 스트레스 테스트가 별다른 악재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주식시장의 큰 불확실성 하나가 사라졌다. 미국증시는 이번 주 신규주택판매, 소비자신뢰지수, 실업수당청구건수 등 경제 회복세를 가늠하는 지표가 대거 발표될 예정이어서 랠리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국내시장은 견고한 펀더멘털과 기업들의 실적모멘텀, 그리고 외국인들의 꾸준한 매수세로 다시 한 번 박스권 탈출을 재차 노려보는 한 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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