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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엘 시크레토-비밀의 눈동자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끔찍한 사건을 쫓는, 추리와 시간을 넘은 애틋한 러브스토리를 정교하게 교차시킨 독특한 영화다.

 

법원 직원으로 일하다 은퇴한 벤야민 에스포지토(리카도 다린)는 자신이 맡았던 25년 전의 한 사건을 잊을 수 없어 소설을 쓰기로 하고 사랑했던 여인이자 상사였던 이레네 헤이스팅스(솔레다드 빌라밀)를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문제의 25년 전 사건은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한 강간살인 사건으로, 23세의 아름다운 여성이 발가벗겨져 널브러진 채 죽어있는 것을 본 에스포지토는 큰 충격을 받고 사건 해결에 몰두한다.

 

그는 동료 산도발과 함께 오랜 시간을 들여 범인을 어렵게 잡지만 범인은 정부의 게릴라 소탕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풀려나고 이는 또 다른 비극을 낳는다.

 

사건을 추적할 때는 긴장감이 한껏 고조되다가 20년 넘게 가슴 속에 묻은 사랑을 꺼내 보일 때는 가슴이 뭉클해진다.

 

아내를 살해한 범인을 잡으려고 매일 저녁 기차역을 지켰던 모랄레스의 절절한 사랑과 집념. 그가 세월이 지나서도 쓸쓸하게 사는 모습은 충격적이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가 범인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세월의 흐름에도 바래지 않는 극진한 사랑 때문인지, 아니면 그의 시간이 아내가 죽었을 때 멈춰버린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영화가 끝난 뒤에도 긴 여운이 남는다.

 

모랄레스의 사랑과 함께 에스포지토의 사랑도 한 축을 이룬다. 이레네에게 첫눈에 반했지만, 신분 등의 이유로 용기를 내지 못하고 기회를 놓쳐버렸던 그는 과거의 사건을 소재로 소설을 쓰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동시에 옛 사랑의 마음을 다시 두드린다.

 

25년 전 에스포지토가 범인을 수사하던 당시, 그리고 현재 소설을 쓰면서 사라진 범인을 쫓는 과정은 그 자체로 치밀한 스릴러다.

 

그러면서 이 끔찍한 이야기가 모랄레스와 에스포지토의 순수한 사랑을 더욱 빛나도록 하는 중요한 장치가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도 강점이다.

 

특히 에스포지토 역의 리카도 다린은 확실한 극의 중심으로 역할하면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일과 사랑 때문에 괴로워하는 인물을 무게감 있게 표현했다.

 

올해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작품으로 후안 호세 캄파넬라 감독이 연출했다.

 

11월 1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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