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황해' 출연한 배우 김윤석
배우 김윤석(42)은 최근 두 작품에서 모두 악역을 맡았다. 최동훈 감독의 '전우치'에서는 전우치의 상대역 도사 화담을 연기했고, 나홍진 감독의 '황해'에서는 브로커인 면가 역을 연기했다.
화담이 고고한 기품을 갖춘 악인이라면 면가는 밑바닥에서 체득한 삶의 법칙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잔혹한 "비즈니스맨"이다.
김윤석은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온 면가는 생존본능이 워낙 강한 인물"이라며 "면가에게 모든 건 거래다. 오로지 거래에 따라서 움직이는 비즈니스맨"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한 인터뷰에서다.
'황해'는 130억원이 든 대작이다. '택시운전수' '살인자' '조선족' '황해'라는 네 장으로 이뤄진 이야기는 2시간 36분간 이어진다. 면가는 주인공 구남(하정우)에게 살인을 청부하지만, 극 후반에는 돈을 벌고자 구남을 살해하려 한 인물. 상대를 죽이고자 마음먹으면 단 한 순간도 주저하지 않는다.
특히 족발 뼈로 상대방을 마구 때릴 때는 공포감마저 자아낸다. 풍채 좋은 면가를 연기하기 위해 김윤석은 8㎏을 찌웠다.
"이 나이 되면 조금만 방심해도 금방 살이 쪄요. 어려운 건 없었죠. 그때 찐 살이 4㎏ 정도는 빠지지 않고 아직 남아 있네요."300일간 170회차에 이르는 촬영은 지난한 과정이었다. 그가 "동생"이라고 부르는 하정우에 비해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그도 촬영기간 내내 함께 했다고 한다.
"고생은 정우가 했죠. 저는 현장에서 스태프와 배우들이 파이팅할 수 있도록 다독이는 역할을 했습니다. 뭐 영화를 찍다 보면 촬영기간이 한 두 달 늘어나는 건 다반사죠. '전우치'도 8개월을 찍었어요. 이제 100회차 정도의 촬영은 우습죠. 오랫동안 영화를 촬영하는 데는 이제 익숙해졌습니다."그가 하는 연변(延邊) 사투리도 실감이 난다. 김윤석은 촬영 5개월 전부터 트레이너로부터 연변 사투리를 배웠다. 나중에는 지나치게 현지말과 비슷해져 나홍진 감독이 알아듣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실제 연변말은 알아듣기 쉽지 않아요. 거의 자막을 넣어야 이해가 될 정도죠.
우리나라 관객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야 하기에 사투리를 우리 실정에 맞게 수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황해'는 국내 영화계에 스릴러 열풍을 불러왔던 '추격자'(2008)의 나홍진 감독, 하정우, 김윤석이 다시 뭉쳐서 만든 영화다. 김윤석은 시나리오를 보고 주저하지 않고 '황해'의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나홍진 감독이 술자리에서 들려준 영화의 시놉시스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시나리오로 발전시키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결국 시나리오가 나왔고, 이를 바탕으로 정말 오랫동안 촬영을 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생했는데, 고생한 만큼 실제 나온 영화의 완성도가 높아 만족스럽다"고 했다.
연기하기 어려웠던 장면을 묻자, 부산 앞바다에 빠진 구남을 쫓아가는 장면을 꼽았다.
"옷을 입고 수영을 하니,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어요. 저랑 정우랑 수영을 곧잘 하는데도 힘들더라고요. 테이크가 3-4번밖에 가지 않았지만, 저로서는 정말 힘든 신이었습니다."그는 1월까지 '황해'의 홍보에 전념한 후 휴식 없이 2월부터 영화 '완득이'의 촬영에 들어간다. 김려령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로, '연애소설'의 이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원작 소설을 재밌게 읽었어요. 청소년을 아이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완성된 자아로 바라보고, 그들의 상처를 주시하고, 회복되는 모습을 그린 게 좋더라고요. 이번에는 악당이 아니라 교사 역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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