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스페셜' 신년특집 3부작 다큐멘터리 '나는 한국인이다-짝'이 자극적인 내용과 출연자 섭외로 구설에 올랐다.
지난 2일 1부 '나도 짝을 찾고 싶다'가 방송된 후 3일 오전까지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내용에 불만을 토로하는 시청자들의 글이 잇따랐다.
전날 방송에서는 가상의 공간인 '애정촌'에서 미혼남녀 12명이 1주일간 각종 미션을 통해 짝을 찾는 과정이 소개됐다.
통속 다큐멘터리를 표방한 만큼 내용은 웬만한 짝짓기 예능 프로에 버금갔다.
남자 7명과 여자 5명의 출연자들은 사전 정보 없이 동고동락하며 마음에 드는 이성을 사로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닭잡기와 무릎꿇고 밤새기 등 각종 도전과제가 등장했다.
흥미로운 내용에 힘입어 시청률은 두 자릿 대인 10.2%(TNmS 기준)를 기록했다.
그러나 방송 후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100여개의 글은 기획의도는 참신했지만 접근법이 잘못됐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삼각관계나 눈물 고백 등 극적인 상황만 이어졌을 뿐 다큐가 가져야 할 깊이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우선 가장 중요한 실험군의 선정에 무리가 있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남자 출연자들은 재력가 집안의 자제, 이종격투기 선수, 사법연수원생, 연애컨설턴트, 농구 코치, 모델, 여행가이드 등으로 일반 회사원은 단 1명도 없었고 빼어난 외모의 여자 출연자들 중에도 뚜렷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 드물었다.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출연자들의 행동에 시청자들이 공감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게시판에는 '실험자로 출연했던 사람들을 평균의 실험군이라 보기엔 다소의 무리수가 따른다'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기는 것 같다' '평범한 외모를 가진 사람들은 낄 곳이 못 된다는 씁쓸함이 들었다' 는 등의 의견이 잇따랐다.
프로그램 내용에 대해서도 '닭 잘 잡으면 멋진 남자인가' '남자에게만 적극성을 요구하는 게 아쉽다' '연애 기준의 획일화를 위한 프로 같다'는 등의 의견을 내놨다.
출연자들이 과거 케이블 프로에 나왔던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커플로 맺어진 두 남자 출연자는 최근 케이블 짝짓기 프로에서 커플로 맺어진 적이 있었고, 또 다른 여자 출연자도 케이블 프로에 얼굴을 내민 적이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자들은 이런 점을 지적하며 '케이블TV 막장 짝찟기 프로그램이랑 다를 것이 없다' '짝짓기 프로그램에 그럴싸하게 멘트만 다큐스럽게 포장하면 다큐가 되는 것처럼 만들었다'는 등 프로그램이 특집 다큐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을 올렸다.
제작진은 출연자들이 선정 기준에 부합한 인물들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출을 맡은 남규홍 PD는 "특별히 방송경력에 한정을 두지는 않았다"며 "결혼 적령기의 싱글에 짝짓기에 강한 의지가 있는 사람을 우선시했다. 캐스팅 후 방송 출연 사실을 알았지만 출연자들이 프로그램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내용에 대한 비판과 관련해 남 PD는 "교과서적인 답을 찾고자 한 것 아니었다"며 "내용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많다. 어떤 방향으로 몰아가야 하겠다는 의도는 없었다. 2~3부를 보고 전체적으로 판단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2부 노부부의 사례로 짝에 대한 관념을 들여다보는 '너는 내 운명인가?'와 부부위기를 다룬 3부 '미워도 다시 한 번'은 9일과 16일 밤 11시 차례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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