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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학교 집중이수제 학생들 괴롭다

순회교사 의존도 높은 소규모 학교 1주일치 수업 하루 몰아치기 불가피

"학생들에게 죄짓는 일입니다. 하루 6~7교시 수업시간중 3~5시간 동안 똑같은 과목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집중력이 떨어지고 학생들이 따라가지를 못합니다."

 

고창지역의 한 순회교사는 농촌지역 소규모 학교의 집중이수제 폐해가 도시 지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집중이수제란 교과부가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도입한 것으로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을 제외한 단위 수가 적은 과목을 특정 학년이나 특정 학기에 몰아서 수업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학생들이 동시에 배우는 과목수를 한 학기에 8과목 이내로 줄여 학습부담과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학습효율을 높인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최근 설문조사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전교조 참교육연수소 조사에 따르면 1주일에 한 과목당 4~5시간씩 수업하는데 대해 중학생의 49.3%, 고교생의 50.3%가 '학습부담이 늘었다'고 답한 반면 '학습부담이 줄었다'는 응답은 중학생 18.8%, 고교생 21.1%에 불과했던 것.

 

농어촌지역에 있는 소규모 학교의 경우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도시지역의 큰 학교는 학급수가 많아 집중이수제를 도입하더라도 일주일치 수업을 2~3일로 나눠서 실시할 수 있지만, 순회교사 의존도가 높은 농촌지역 소규모 학교들은 하루에 몰아서 수업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3~5개 학교를 방문하는 순회교사의 경우 일주일치 수업을 하루가 아닌 이틀로 나눠서 실시할 경우 교통 통행거리가 2배로 늘어나고 사회적비용도 증가하게 되는 것. 일부 교사들의 경우 학교와 학교간 이동시간이 1시간이나 걸려 점심 등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도시지역에서도 말이 많지만 농촌지역 소규모 학교는 집중이수제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들고 "순회교사의 이동측면에서는 집중이수제가 편할 수도 있지만 학생들의 학업 효율성 측면에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순회교사의 주당 수업시수를 줄이고 기간제 교사를 더 채용해서라도 하루에 몰아서 하는 수업을 해소하는게 바람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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