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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도덕의 원칙은 무엇인가

■ 쟁점 자료 분석하기

 

〈제시문 1〉 사람과 사물

 

새벽 세시, 대학에서 같은 방을 친구가 당신에게 묻는다. 왜 늦게까지 안 자고 앉아서 철로를 이탈한 전차의 도덕적 딜레마를 고민하냐고.

 

"윤리 101조에 관한 보고서를 잘 쓰려고."

 

"왜 잘 써야 하는데?"

 

"학점을 잘 받으려고."

 

"학점에 왜 신경을 쓰는데?"

 

"투자금융 쪽에 일자리를 얻으려고."

 

"왜 투자금융에서 일자리를 얻지?"

 

"헤지펀드 매니저가 되려고?"

 

"왜 하필 헤지펀드 매니저야?"

 

"돈을 많이 벌려고."

 

"돈은 많이 벌어서 뭐하게?"

 

"내가 좋아하는 바다가재를 자주 먹으려고. 어쨋거나 나는 지각 있는 동물이거든. 그래서 밤늦게까지 철로를 이탈한 전차를 고민하는 거야!"

 

칸트라면 타율적 결정이라 부를 예다. 즉 이것을 위해, 저것을 위해, 여러 가지 것들을 위해 행동하기로 결정한다. 타율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우리 밖에 주어진 목적을 위해 행동한다는 뜻이다. 이때 우리는 추구하는 목적의 주체가 아니라 도구가 된다.

 

칸트 생각에,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한다는 것은 인간을 목적으로 취급한다는 뜻이다. 공리주의처럼 인간을 전체의 행복을 위한 도구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 덩치 큰 사람을 밀어 떨어뜨려 철로를 막는 행위는 그 사람을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지, 목적 그 자체로 존중하는 것이 아니다. 계몽적 공리주의자들도 그 남자를 밀어서는 안 된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 이유는 장기적으로 공리가 줄어드는 부차적 효과를 염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칸트는 그것이 남자를 밀지 않는 이유로 적절치 않다고 주장할 것이다. 여전히 희생자가 될 사람을 도구이자 물건이며 타인의 행복을 위한 수단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그 사람이 살아 있는 이유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주저 없이 다리를 건너게 하기 위해서다.

 

〈제시문 2〉 계산적인 가게 주인과 '바른 거래 사무국'

 

칸트는 의무와 끌림의 차이를 보여주는 몇 가지 예를 제시한다. 첫 번째는 신중한 가게 주인의 예다.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이, 이를테면 어린 아이가, 가게와 들어와 빵을 사려고 한다. 주인이 원래 빵값보다 돈을 더 받아 바가지를 씌워도 아이는 그 사실을 모를 것이다. 하지만 주인은 아이를 그렇게 이용한 사실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소문이 퍼져 장사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에게 바가지를 씌우지 않기로 한다. 그리고 정상적인 값을 부른다. 이때 가게 주인은 옳은 일을 했지만, 그 이유는 옳지 않다. 그가 아이와 정직하게 거래한 유일한 이유는 자신의 평판 때문이다. 자기 이익만을 위해 정직하게 행동했을 뿐이다. 따라서 가게 주인의 행동은 도덕적 가치가 부족하다.

 

칸트가 예로 든 신중한 가게 주인을 오늘날의 예에서 찾는다면 뉴욕 '바른 거래 사무국(Better Business Bureau)'의 사원 모집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바른 거래 사무국은 회원을 모집할 때 "정직이 최선의 수단이다. 아울러 최대 수익을 올리는 길이다"라는 제목으로 ≪뉴욕 타임즈≫에 전면 광고를 싣는다. 광고 내용에서도 그 동기가 분명히 드러난다.

 

정직. 그것은 다른 어떤 자산보다 중요합니다. 신뢰, 개방, 공정한 가치를 바탕으로 한 기업은 성공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우리가 '바른 거래 사무국'을 지지하는 까닭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우리와 함께 해요. 그리고 이익을 가져가세요.

 

칸트는 바른 거래 사무국을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정직한 거래를 장려하는 것은 칭찬할 만하니까. 하지만 정직을 위한 정직과 이해타산을 따지는 정직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첫 번째 정직은 원칙을 고수하는 자세이고, 두 번째 정직은 타산적인 신중한 자세다.

 

〈제시문 3〉 철자 맞히기 대회 영웅

 

몇 년 전, 워싱턴 DC에서 열린 전국 철자 맞히기 대회에서 일어난 일을 생각해보자. 열세 살 남자 아이가 'echolalia'의 철자를 맞혀야 했다. 한 번 들은 말을 자꾸 되풀이하는 성향을 뜻하는 말이다. 아이는 철자를 틀렸지만 심사위원이 잘못 알아듣고 맞았다고 하는 바람에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되었다. 하지만 아이는 자기가 틀렸다는 사실을 알았고, 심사위원에게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리고 결국 탈락했다. 다음 날 신문은 머리기사로 이 정직한 아이를 "철자 대회 영웅"이라고 칭송했고, 아이 사진이 ≪뉴욕 타임즈≫에 실렸다. "심사위원이 저더러 아주 정직하다고 했어요." 아이가 기자에게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동기 일부를 밝혔다. "더러운 인간이 되고 싶지 않았어요."

 

철자 대회 영웅의 이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칸트라면 어떻게 생각했을지 궁금했다. 더러운 인간이 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물론 끌림이다. 따라서 이 아이가 진실을 말한 동기였다면, 아이 행동의 도덕적 가치는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건 너무 가혹해 보인다. 그렇다면 감정이 없는 사람만이 도덕적 가치가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제시문 4〉 도덕과 자유

 

도덕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도덕법을 생각해, 의무감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이다. 도덕법은 정언명령인 인간 자체를 목적으로 여겨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이루어진다. 정언명령에 따른 행동만이 자유로운 행동이다. 가언명령에 따른 행동은 외부에 주어진 이익이나 목적을 의식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나는 진정으로 자유롭지 못하다. 내 의지는 내가 아닌 외부 힘에 의해, 내가 놓인 환경의 필요에 의해, 어쩌다 생긴 내 바람과 욕구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자율적으로 행동할 때, 내가 나에게 부여한 법칙에 따라 행동할 때만이 본성과 환경의 명령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한 법칙은 특정한 바람이나 욕구에 구애받지 않는다. 따라서 칸트가 말하는 자유와 도덕의 까다로운 개념은 서로 연결된다. 자유롭게 행동하기. 즉 자율적으로 행동하기란 도덕적으로 행동하기, 즉 정언명령에 따라 행동하기와 똑같은 하나의 개념이다.

 

■ 쟁점 논제

 

1. 논술 논제

 

제시문 1, 4에 나타난 칸트의 도덕적 가치로 제시문 2와 3에 나타난 행위를 논하시오.(900자 내외) * 보낼 곳; yimza@daum.net

 

2. 면접 논제

 

자유지상주의의 자기소유 개념과는 정반대로, 칸트는 우리는 자신을 소유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우리에게는 사람을 단지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해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가 있다 보니, 우리 몸과 우리 자신을 다루는 방식이 제한된다. "인간은 자신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다. 인간은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의 재산이 아니다. 그러면 정말로 '우리는 자신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는가?"를 토론해 봅시다.(면접은 주변 학생들과 해보기 바람)

 

■ 쟁점 자료 비판적 읽기

 

〈제시문 1〉

 

칸트는 공리주의를 거부한다. 공리주의는 권리를 따질 때도 최대 행복에 기여하는지 계산기를 두드려보는 탓에 권리를 무기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칸트의 주장에 따르면, 도덕은 사람들이 특정한 시기에 드러내는 흥미?바람?욕구?기호 같은 경험적 요소에만 좌우될 수 없다. 이러한 요소들은 가변적이고 우연적이라서 보편 인권 같은 보편적 원칙이 되기 어렵다.

 

〈제시문 2〉

 

칸트에 따르면, 어떤 행동의 도덕적 가치는 그 결과가 아니라 동기에 있다. 중요한 것은 동기이며, 그것은 특정한 종류라야 한다. 중요한 건 옳은 일을 하는 것이며, 그 이유는 옳기 때문이라야지, 이면에 숨은 동기 때문이어서는 안 된다.

 

〈제시문 3〉

 

칸트는 단지 의무 동기만이 어떤 행동에 도덕적 가치를 부여한다고 말할 뿐, 우리에게 특별히 어떤 의무가 있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도덕의 최고 원칙이 무엇을 명령하는지도 말해주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어떤 행동의 도덕적 가치를 평가할 때 그 동기를 따질 뿐, 결과를 따지지 않는다고 말할 뿐이다.

 

〈제시문 4〉

 

칸트가 말하는 정언명령은 다른 어떤 목적에도 기대지 않고, 말 그대로 정언적으로 명령한다. "그 명령은 행동이나 예상되는 결과와 무관하며, 명령의 형태 그리고 명령이 도출된 원칙과 관련이 있다. 그리고 행동에서 본질적으로 선한 부분은 그 결과와 관계없이 애초의 정신 자세에 달렸다." 칸트는 오직 정언명령만이 도덕적인 명령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 쟁점 확대하기

 

1. 찬성

 

가. 정의로운 사회라면 시민의 미덕을 장려해야 하는가? 아니면 시민 스스로 최선의 삶을 선택해야 하는가? 정의를 고민하는 것은 곧 최선의 삶을 고민하는 것이다.

 

나. 오늘날 정치를 움직이는 정의에 관한 주장을 보면 경제적 풍요를 지지하고 개인의 자유를 존중한다. 풍요로움과 자유를 지지하는 것이다. 정의에는 선택뿐 아니라 미덕도 포함된다.

 

다. 자유롭게 행동한다는 것은 자율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율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천성이나 사회적 관습에 따라서가 아니라 내가 나에게 부여한 법칙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라. 자유로운 행동은 주어진 목적에 걸맞은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 그 자체를 선택하는 것이다.

 

2. 반대

 

가. 정의와 관련한 오늘날의 주장은 거의 다 번영의 열매나 고난의 짐을 어떻게 분배하고, 시민의 기본권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가에 있다. 그리고 그 논의를 지배하는 사고는 개인의 행복과 자유다.

 

나. 우리는 모두 쾌락을 좋아하고 고통을 싫어한다. 도덕의 최고 원칙은 행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다. 사람들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개인이 사회에 책임을 져야 하는 유일한 행동은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행동 뿐이다.

 

라. 모든 가치는 하나의 저울에 올려 계량하고 비교할 수 있다. 행복을 양산할수록 옳은 행동이며, 그 반대 상황을 초래할수록 바쁜 행동이다.

 

■ 쟁점 기출문제

 

1. 논술 : 2011학년도 성균관대 수시 2차 인문계열 문제

 

[문제 1] 〈제시문 1〉 ~ 〈제시문5〉는 사회 정책의 윤리적 토대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제시문들을 상반된 두 입장으로 분류한 후, 각 입장의 핵심주장을 정리하시오.(30점)

 

[문제 2] [문제1]의 두 입장 각각에서 〈보기〉의 상인을 평가해 보시오.(20점)

 

[문제 3] 주어진 표를 참고하여 다음 두 문제에 각각 답하시오.(15점)

 

[문제 4] [문제1]의 두 입장 가운데 한 입장을 선택하여 〈보기〉의 논란에 대해 다음 키워드를 사용하여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2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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