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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 "영혼 털어 캐릭터에 몰입"

"저는 연기에 기교를 넣을 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저 영혼을 털어서 캐릭터에 몰입할 뿐입니다."

 

지난 2월 '만추' 개봉을 앞두고 내한한 탕웨이(湯唯)가 또다시 한국을 찾았다.

 

여주인공으로 출연한 무협물 '무협'이 부산국제영화제의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받으면서다.

 

'무협'은 1960년대 풍이 나는 본격적인 무협물에 미국드라마 열풍을 주도한 과학수사극 'CSI' 같은 수사극을 덧입힌 새로운 무협 영화다.

 

'첨밀밀'(1996)의 천커신(陳可辛)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액션스타 전쯔단(甄子丹)과 진청우(金城武)가 탕웨이와 호흡을 맞췄다.

 

탕웨이는 시골로 은거한 무림고수 진시(전쯔단)의 아내 아유 역을 맡았다.

 

영화는 진시와 바이유(진청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아유는 촘촘한 드라마에힘을 보태지만 어디까지나 전쯔단과 진청우를 보조하는 역할이다.

 

10일 오후 부산의 한 호텔에서 만난 탕웨이는 명성에 비해 역할이 작다는 질문에 대해 "칸 영화제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했다. 그때 이렇게 말한 기억이 있다"며 말을 이었다.

 

"예전에 연극을 본 적이 있어요. 참 좋은 연극이었는데, (주인공보다 정작) 인상이 남는 장면은 마지막에 등장해서 탁자를 한 번 내리치는 배우였습니다. 배우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기는 거죠. 배우로서의 길을 걸어오며 그런 경지에는 다다르지 못했지만, 무협을 통해서 그 같은 강렬한 인상을 남길수 있었다는 점에서 배우로서 만족합니다."

 

탕웨이는 리안(李安) 감독의 '색,계'(2007)로 데뷔했다.

 

처음부터 주연을 꿰찬이례적인 케이스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듯, 갑작스레 주목받은 탕웨이는 그간 연기적인 측면에서 해갈하기 어려운 갈증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저는 처음부터 주인공 역을 맡았습니다. 량차오웨이(梁朝偉), 장만위(張曼玉)같은 배우는 초창기에 B급 영화에도 출연했죠. 엑스트라와 조연을 거치면서 연기가꽉 차올랐습니다. 부러웠어요. 이번 영화를 통해서 그런 부분을 채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전작 '만추'에서는 김태용 감독과, 이번에는 천커신 감독과 함께 영화를 찍었다.

 

둘 다 멜로드라마에 일가견이 있는 감독들이다.

 

둘의 스타일을 비교해달라고 하자 "천커신 감독은 경험이 많은 편이다.

 

'첨밀밀'을 중국에서 싫어하는 관객이없다.

 

그는 대중적인 스타일"이라고 한 후 "반면 김태용 감독은 젊은 감독이면서 도자기 색깔과 주관이 확실하다.

 

두 분이 걷는 방향이 약간은 다른 듯 하다"고 부연했다.

 

"공통점도 많아요. 두 분 다 안경을 쓰셨고, 별자리가 사수자리로 같아요. 생각이 좀 특이한 4차원 같은 감독들이죠." 탕웨이는 전작 만추에서 사연 많은 여인으로 등장한다.

 

과장하지 않는 섬세한연기로 영화의 격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받았다.

 

'무협'에서도 격렬한 감정을 담은눈빛이 인상적이다.

 

눈빛 연기가 인상적이라고 하자, 즉각적으로 "저는 연기에 기교를 부릴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말이 돌아왔다.

 

"저는 기교가 없어서 연기하려면 가슴 속 깊숙이 파고들어서 감정을 빼내야 해요. 눈빛 연기가 좋았다면, 다른 걸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였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영혼을 털어서 캐릭터에 몰입합니다. 그렇게 순진하게 몰입하는 것 때문에 감독님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기도 해요. 연기 기교는 정말 몰라요. 눈빛 연기는 저의 약점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험 많은 감독과 훌륭한 배우들과의 작업을 통해연기를 많이 배우고 싶어요." 미모가 돋보이는 아시아의 스타로, '만추'에서도 '무협'에서도 노메이크업에 가까운 모습이다.

 

"7년간 교도소생활을 한 여자가 화장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산촌에 사는 아낙네도 화장하는 방법을 모르겠죠. 화장을 안 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는 여배우로서 외모가 돋보이는 것보다는 연기에 몰입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는 의미인가라고 재차 묻자 "감사하다"며 웃었다.

 

영화에서 진시와 바이유 중 어떤 남자를 선택하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영화 결말에 도달하기 전의 진시와 바이유는 모두 싫다. 끝날 때쯤에는 두 남자 모두를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허심탄회에게 내려놓을 수있는 남자가 진짜 남자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에만 세번 째 한국을 찾았다.

 

"공항에서 내리면 느낌이 너무 친숙하다"고 밝힌 그는 "아시아 문화권이 문을열고 자유롭게 (배우들을)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좋다. 현빈도 중국에서 아주 인기가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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