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 보장 안전판” “교권붕괴 판도라 상자”
22일 본보와 전북 CBS가 마련한 긴급 토론회에선 학생인권 조례안 상정을 놓고 찬·반 양쪽이 시종 평행선을 달렸다.
학생인권 현실에 대한 양쪽 진단은 정반대였다.
찬성 쪽은 학생인권이 여전히 낙후됐다는 것이고, 반대 쪽은 학생인권만 강조한 나머지 외려 교권이 위기에 빠졌다는 것이다.
자연스레 처방도 달랐다.
찬성 쪽은 학생인권이 보장되려면 학생인권 조례 제정은 최소한의 절차라고 주장했고, 반대 쪽은 헌법 등 상위법에서 이미 학생인권을 보장하고 있는데 굳이 서두를 필요가 있느냐고 맞섰다.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주장을 쟁점마다 요약·정리했다.
△ 학생 두발 길이·모양·색상 등 규제 금지(개성을 실현할 권리)
김정호 교육위원 = 모 중학교에서 한 학생이 오른쪽 머리를 깎고, 반대쪽은 형형색색으로 염색했다. 권리 존중도 좋지만, 지나친 자율은 면학 분위기를 해치고, 탈선을 조장할 수 있다.
전준형 본부장 = 현재 초등학생도 염색할 수 있다. 하물며 중·고등학생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현장을 무시하는 거다. 학교장은 정당한 사유와 절차에 따라 두발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 학교의 자정 능력은 충분하다.
소병권 정책실장 = 도교육청은 이미 두발 규정 등 학생인권 조례 7가지 조항을 일선 학교에 도입하라고 시달했다. 굳이 조례로써 강제적으로, 선언할 필요가 있을까.
△ 학생 기록 사항 정정·삭제 요구권 부여(정보의 권리)
김지성 대변인 = 교사는 전지전능하지 않다. ‘부모가 이혼한 결손 가정으로…’ 등 학생의 권리를 침해하는 내용이나 부정확한 것을 바로잡는 것은 정당한 권리다. 학업 성적 등 교육 활동과 관련돼 있지 않은 부분은 당연히 권리 구제를 해줘야 한다.
김정호 교육위원 = 학교생활기록부 등은 교원이 학생을 지도하면서 본 사항을 종합적으로 기록한 거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정정 요구권을 준다면 교원이 소신 있게 기록할 수 없다. 기록의 신뢰성도 떨어진다. 제3 학생은 대입 수시 입학 등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전준형 본부장 = 성적은 절대 정정 요구를 못한다. 학생이 자기 정보가 정확히 기록되는 과정을 확인하는 것이고, 교사가 무조건 고치지도 않는다.
소병권 정책실장 = 생활기록부는 지필로 돼 있지 않다. 차세대 나이스 입력 훈령과 올해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이미 보호 조치가 돼 있다. 조례는 이런 규정과 상충된다. 인권을 빌미로 생활기록부를 유리하게 정정하거나 학생 편의적으로 바꿀 우려가 있다.
△ 학생 집회의 자유(표현의 자유)
소병권 정책실장 = 순수한 의도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제도는 바람직하다. 다만 정치적, 정책적 사안에 대해 갈등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 학교는 정치적 중립 공간이다. 조례가 아니더라도 생활규정상 학생들은 학교에 의견을 피력할 수 있다.
김지성 대변인 = 선진국에선 NGO 활동 등 자기 주장을 펼치는 것이 상급 학교로 진학할 때 가점을 줄 정도로 추천 항목이다. 3·1 운동이나 4·19 혁명도 고등학생들이 국익을 지키기 위해 일으킨 운동이다.
김정호 교육위원 =학교 안팎에서 집회를 열 권리를 주는 것은 위험천만하다. 담임과의 면담 등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있다. 학교의원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 간접 체벌 금지(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전준형 본부장 = 형법은 개인에 의한 태형, 형벌을 금하고 있다. 교육상 훈육은 가능하다. 하지만 학교장과 교사의 자의적으로 이뤄져선 안 된다.
소병권 정책실장 = 경기도에서 학생인권 조례 제정 후 문제 학생 지도를 회피하는 교원이 10명 중 8명으로 조사됐다. 지도 방법의 부재를 말한다. 외국처럼 강제 전학이나 학부모 소환권도 없다. 벌점제 등 부작용만 폭증하고 있다.
△ 학생인권교육원·학생인권옹호관 설?ㅏ楮?br />
김정호 교육위원 = 도교육청 내 기존 인력을 활용하면 된다. 학생인권교육원 등을 모두 추가로 설치할 경우 5년간 32억여 원이 필요하다. 재정적으로 비효율적이다.
김지성 대변인 = 학생들이 인권 교육을 숙련된 전문 기관에서 받는 것은 타 지역에서 가장 부러워 하는 부분이다. 도의원이 도교육청 국·과장을 겸직할 수 없듯이 인권옹호관도 독립적으로 두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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