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혁신학교 위장 전입 들여다보니 - 농촌학교 3곳, 재학생 67.4% ‘도시서 통학’

 ‘도시→농촌’ 전입만이라도 학구제한 풀어야

도시 학교는 ‘학급 과밀’이 골칫거리다. 농촌 학교는 학생이 줄어 ‘폐교’ 위기다.

 

최근 도내에선 도시 학생들이 거꾸로 농촌 학교로 전학 가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진안 장승초·임실 대리초·정읍 수곡초 등 도교육청이 전북 공교육 정립의 ‘마중물’로 삼기 위해 올해부터 운영하고 있는 혁신학교 세 곳 재학생 67.4%가 전주 등에서 통학하고 있는 것.

 

전체 초·중·고교 757개 중 60% 이상이 농산어촌에 있는 전북으로선 혁신학교가 ‘농산어촌 교육 여건 악화→학생 수 급감→소규모 학교 폐교→농산어촌 공동화(空洞化)’의 악순환을 끊는 돌파구가 될 만하다.

 

하지만 이 이면(裏面)엔 딜레마(dilemma)가 숨어 있다.

 

지난 1일 교육과학기술부 감사 결과 이들 혁신학교 재학생 215명 중 145명이 위장 전입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위장 전입은 거주지를 실제로 옮기지 않고 주소만 바꾸는 것으로 주민등록법상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 범죄다.

 

도시 학부모들이 불법임을 알면서도 위장 전입을 감행(?)하는 배경은 전주로 출·퇴근하려 해도 농촌의 열악한 정주 여건 탓에 이사하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 이유에서다.

 

도교육청은 이미 올 2학기부터 해당 지역에 이사한 학생에 한해 전·입학을 엄격히 제한하고, 농촌 유학센터나 생태마을 조성에도 나서고 있지만, 아직 ‘언 발에 오줌 누기’다.

 

근본 대책으로 도교육청은 현재 획일적으로 적용되는 ‘학구 제한’을 일부 푸는 카드를 조심스레 만지작거리고 있다. 도교육청 교육혁신과 이영환 장학사는 “지난해와 올해 지정된 혁신학교 50개 중 2/3가 농촌 지역에 있다”며 “농촌에 있는 혁신학교만이라도 대도시에서 전입하는 것을 허용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학교 인근 다른 학교 학생들이 혁신학교로 빠져 나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역차별’을 막는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준희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완주완주군, 정읍시 인구 바싹 추격

익산정헌율 익산시장 “시민의 행복이 도시의 미래”

사건·사고익산 초등학교서 식중독 의심 환자 18명 발생⋯역학 조사 중

익산동물의약품 규제자유특구 후보 익산, 미래 동물헬스케어산업 선도

문화일반전북과 각별…황석영 소설가 ‘금관문화훈장’ 영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