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 검찰에 소환된 박희태 국회의장 전 비서 고명진(40)씨가 13시간여 조사를 받고 돌아갔다.
이날 오전 10시38분 서초동 서울검찰청사에 출두한 고씨는 밤 11시50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돈을 전달한 뿔테 안경의 남성이 본인이라는 의혹을 부인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예"라고 짤막하게 답한 뒤 "제가 알고 있는 것을 검찰에서 충분히 밝혔다"고 말하고는 청사를 떠났다.
고씨는 이번 사건을 폭로한 고승덕 의원이 지난 2008년 전대 당시 받은 돈 봉투를 자신의 보좌관 김모씨를 통해 되돌려줬다고 지목한 인물로, 전대 2~3일 전 고 의원실에 돈 봉투를 직접 전달한 사람과 동일인이라는 의심도 받고 있다.
고씨는 박 의장이 17대 의원이던 시절 비서였으며, 현재 한나라당 모 의원 보좌관이다. 2008년 전대 당시엔 박희태 후보 캠프에서 일했다.
고씨는 검찰 조사에서 돈을 돌려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고 의원실에 돈을 전달한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고씨가 돈 봉투 전달자가 아니라고 주장함에 따라 돈 전달자로 지목된 '검은 뿔테 안경을 쓴 30대 초중반의 남성'이 누구인지, 다른 의원실에 돈 봉투를 돌린 적이 있는지, 돈 심부름을 한 다른 사람을 아는지 등을 캐물었다.
고씨는 돈을 돌려받은 것 외에 모든 의혹이나 사실관계를 부인하거나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향후 박희태 후보 캠프 보좌진을 추가로 소환해 관련 의혹에 대해 조사하는 한편 고 의원이 돈 봉투를 돌려준 직후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박 의장 측 인사를 불러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전대 당시 서울지역 당협 사무국장에게 돈을 돌리도록 서울지역 구 의원들에게 지시한 의혹으로 이날 소환된 서울지역 당협위원장 안모씨도 검찰 조사를 마치고 오후 10시께 귀가 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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