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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 목소리 높여야

임윤섭 전주대 사회복지학과

 
많은 학생들이 졸업을 하게 되는 2월이다. 추운날씨에, 발렌타인 데이에 초콜릿을 못 받은 감정과 정을 나눈 사람들과의 헤어짐이 더해져 곱절로 몸은 움츠러들고 쓸쓸해진다. 아무쪼록 졸업하는 모든 학생들의 꿈과 희망에 가까워지는 새 출발이 되길 기원한다.

 

1년에 두 번씩, 20대 초중반 청년들이 고개를 팍 숙이고 부모님께 불효자가 되는 시즌(?)이 있다. 지금 딱 그 시즌이다. 대한민국의 대학생들이 고개를 숙이게 되는 등록금 납부 시즌이다. 국립대에 들어가지 못한 불효자는 고개를 더더욱 들지 못하며, 장학금조차 받지 못한 '것'들은 몸으로 때우기 위해서 다양한 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필자도 등록금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공부를 서울로 갈 정도로 잘하진 않아서 비교적 저렴한 지방대학에 다니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공부 열심히 해서 장학금 받으면 되지? 잡다한 생각들에 이어 한숨이 절로 난다.

 

서울이건 지방이건 많은 사람들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결과일까. 정부는 작년 9월 8일에 높은 수준의 대학등록금으로 인한 가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으로'대학생 등록금 부담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대학생이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누구나 의지와 능력에 따라 고등교육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1조 5천억 원 규모의 국가재정을 투입하고, 7천 5백억 원 규모는 대학의 자체적인 등록금 부담 완화 노력으로 부담하기로 했다. 그래서 소득 7분위 이하 학생들이 평균 22%의 등록금 부담완화를 목표로 삼았다. 상당히 많은 세금과 대학기금이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드디어 20대들의 표출된 스트레스와 불만이 일을 냈다. 높으신 분들을 움직여서 어려운 결정을 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20대의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더 높아지리라 기대한다. 앞으로 젊은이들이 목소리 내야할 분야가 많다. 아니 모든 분야에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반영되어야 한다. 귀 기울이고 움직이게 만들었으니 모니터링도 우리가 해야 한다. 등이 가려운데 어깨를 긁고 있으면 바로잡아줄 필요가 있다.

 

등록금 문제가 이로서 일단락된다, 끝난다는 얘기는 아니다. 여기저기서 다양한 목소리가 많다. 등록금 인하폭이 너무 낮다, 정부와 대학의 생색내기라는 생각들도 많다. 학생들이 생색내기로 끝나도록 놔두지는 않을 듯하다. 등록금을 인하한 대신 수업일수가 줄어든 대학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 학교에서는 학보사를 없앤다는 학교에서의 반발도 들리고 있고, 이미 예산감축 등의 방법(?)을 선택한 대학들도 있단다. 뛰어난 상황대처 능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고등교육법을 찾아봤다. 제28조 대학의 목적으로 '대학은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심오한 학술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국가와 인류사회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나와 있다. 이런 위대하고 거룩한 목적으로 설립된 대학들이 전국의 수많은 불효자들을 굽어 살펴 그 목적을 달성하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 대학생들도 이젠 대학의 구성원 중 하나로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학문과 더불어 대학운영에도 깊은 관심을 갖길 바란다.

 

전국 대학생의 70%넘는 학생들이 가족의 도움을 받고 대학에 다니는 불효자들인데(2010년, 통계청) 불효자의 멍에를 벗어버리고 당당한 효자가 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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