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세계철새축제 개막
해질 무렵, 새 울음 소리에 무심코 바라 본 하늘에 편대를 이룬 철새 무리들이 먹이 활동을 위해 도심을 가로지른다. 100여년 만의 가뭄에 이은 최악의 폭우피해, 연이은 태풍에 맞서 치열하게 흘러 온 2012년도 어느덧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자연의 힘 앞에 무기력하기만 했던 한해의 상처와 고단함을 자연의 품에서 치유하고 위로받으며 추억의 장으로 넘길 수 있는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동행이 군산에서 펼쳐지고 있다.
한해의 마무리를 앞두고 금강호와 금강철새조망대 일원에서 이번 주말 펼쳐지는'2012 군산세계철새축제' 현장에서 철새들과 만나보자.
군산과 충남 서천이 금강 하굿둑으로 이어지며 조성된 금강호.
장수에서 발원한 금강물은 용담댐, 대청댐을 거쳐 401를 돌아 이곳에 이르러 비로소 발길을 멈춘다.
1990년 완공된 하굿둑은 강물이 바다로 나가기 직전 연간 3억6500만 톤을 담수하기 위해 물길을 붙잡는다.
이곳에서 담수된 물은 농업용수가 돼 전국 쌀 생산량의 15%를 차지하고 있는호남평야로 보내지고 또한 공업용수가 돼 공단으로 보내진다, 없어서는 안될 젖줄인 셈이다.
배수 갑문은 바닷물의 역류를 막고 썰물 때 강물을 방출하며 담수를 유지한다.
금강호가 형성되기 전 장마철에 강우량이 집중돼 귀중한 수자원이 바다로 대부분 흘러가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의 갈수기에는 물이 모자라 강바닥을 드러내곤 했다.
금강하굿둑의 등장으로 수자원이 풍족해진 금강하구는 우리나라 중앙부에 자리한 천혜의 자연환경 조건을 갖춘 생물자원의 보고라는 평가를 받으며 금강호로 재탄생했다.
겨울과 함께 가창오리와 큰고니,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흰죽지 등 50여 종 80여만 마리의 철새들이 매년 찾아와 겨울나기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철새들이 무리지어 찾는 나포 십자들녘의 넓은 농경지도 철새들을 유혹하는데 한 몫을 했다.
도요, 물떼새의 중간기착지와 겨울 진객 가창오리(영명:Baikal Teal)의 주요 월동지로써 이중 가창오리 50만 여 마리가 해질 녘 펼치는 화려한 군무는 금강호에 화려함을 넘어 장엄함을 선사한다.
특히 인근 오성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낙조와 금강하구 끝자락, 서해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철새들의 군무는 한 폭의 그림이다.
철새들의 화려한 군무 시작과 때를 맞춰 지난 2004년부터 매년 국내 대표적인 자연생태 축제인 군산세계철새축제도 시작됐다.
철새 만남의 장, 철새 체험의 장, 철새 이해의 장이 마련되는 축제를 시작으로 이곳에서는 겨울 내내 탐조투어 및 생태체험이 진행돼 매 주말 수백 명의 관람객이 탐조투어에 나선다.
철새와의 만남은 이듬해 2월말까지 금강철새조망대를 중심으로 금강변을 따라 나포면 십자들녘까지 3곳의 조망시설 등에서 이어진다.
금강호는 서해안의 넓은 갯벌과 갈대밭, 농경지가 어우러지면서 해마다 겨울이 되면 동북아 최대 철새 도래지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군산 금강하구 일원을 최근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관광지 99선'으로 선정했다.
군산시는 세계철새축제와 병행해 금강호를 기점으로 하는 친환경 s=문회콘탠츠를 개발해 지역 특성을 살린 생태 관광지로 가꿔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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