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공유 기획전, 김정환 '자연의 시간' 다음달 13일까지
이규보의 한시 '절화행(折花行)'이 닥섬유를 만나 현대적 작품으로 태어났다. 자연에 순응·생명의 근원을 찾아가는 동양적 미의식을 추구하는 작가 김정환씨(51)의 2013 갤러리 공유 기획전 '자연의 시간'을 통해서다.
지난 14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이규보 외에도 정몽주, 강희맹, 정약용, 김육 등의 한시가 닥섬유를 이용한 추상적 형태로 재현됐다.
서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자연에 순응하는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기 위해 과감히 캔버스와 유화를 버렸다. 동양적 정서를 바탕으로 한국의 현대적인 미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다 닥종이를 선택하게 된 것.
그의 작업방식 또한 '빠름'이 아닌 '느림'이다. 붓으로 물감을 찍어 바르는 대신 황토, 등채 물감 등을 담은 통에 오랜 시간 닥종이를 담가 색을 입히고 캐스팅 기법을 이용해 다양한 질감의 형상을 떠낸다. 부조의 형태로 만들어진 각각의 닥섬유 오브제들은 한시에 표현된 꽃, 바위, 작은 동산의 형태를 만들어 내고 오브제들의 추상적 엉김은 한편의 시가 된다.
그는 "닥섬유의 정서적 수용성은 여러 이질적인 감성들을 품어 안아 주는 어머니의 품과 같다.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등 이질적인 것들을 융합할 수 있는 소재인 닥섬유를 통해 현대적 조형매체로서의 가능성을 시험해 봤다"라며 작품의 의미를 설명했다.
홍익대 서양화과·한양대학교 미술교육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한지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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