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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냄새 풀풀 '서학동 사진관'】우리네 삶의 일상과 젊은날 추억 가득

이예림 전북도 블로그 기자단

 

낡지만 정감있는 전시로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주던 진안의 공동체 박물관 계남정미소를 기억하는가. 재정과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지난해 가을부터 휴관에 들어간 계남정미소는 그곳을 찾던 이들에게 그저 안타깝고 아쉬운 일이었다. 진안 공동체 박물관 계남정미소의 김지연 관장은 최근 그 뜻을 이어 전주시 서학동에 '서학동 사진관'이라는 이름으로 갤러리를 열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포근하고 따뜻한, 사람 사는 동네에 사람 냄새나는 사진관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찾아가 봤다.

 

동네의 이름을 딴 '서학동 사진관'은 그 명칭만으로도 정겨움이 느껴지는 곳, 사진관의 이름처럼 골목 안쪽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는 서학동 사진관은 진안의 계남정미소와 마찬가지로 동네의 한 일부분으로 정감있고 아기한 면모를 갖추고 있었다.

 

 

 

동네 골목 안쪽의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는 '서학동 사진관'은 왜 흔한 갤러리라는 명칭 대신 '서학동 사진관'으로 열었는지 궁금했다. 멋들어진 갤러리 같은 각종 외래어가 정감있는 동네 사진관이라는 이름을 대신하는게 안타까워 이 이름을 고집했다. "낡아빠진 사진관의 오마주이면서도 찾는 이들에게 친숙함으로 다가설 수 있도록 정감 있는 이름을 지었다"는 것.

 

골목길 안 동네와 잘 어우러지기 위해 건물도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다. 한옥을 개조해 만든 전시장은 아담하지만 여유로운 아트샵과 카페, 앞마당과 뒷마당의 느낌을 살려 오래 알고 지낸 것처럼 정감있는 전시장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서학동 사진관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바로 그런 모습이랄까.

 

이번 개관전인 '우리동네'는 전주대 대학원 공연영상학예술학과 사진전공 4인전으로 김창곤·류철희·성창호·황태문의 작품으로 전시 중이다. 서학동과 전주 곳곳의 골목에서 느껴지는 정취와 애정을 담은 사진들을 선보인다. 우리네 삶의 일상과 고뇌, 젊은날의 기억과 추억 등을 담아 그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 것. 실제로 전시장을 찾아보니 동네 어르신들의 모습, 흔하지만 정겨운 동네의 모습들이 가득하다. 친근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추억을 떠올리는 사진들을 보니 얼마나 고심 끝에 전시를 진행하게 되는지 작가의 의도에 한발 가까워지는듯 했다.

 

 

 

이번 주제가 이곳을 찾는 동네 주민들의 이야기다. 담벼락에 붙여놓은 사진을 보고 자기도 있고 남편 사진도 있고 손녀 사진도 모두가 아는 사람들의 사진이 있어 더 재밌고 신기해하며 사진관을 한 번 더 찾아오고 미소지으며 이곳을 지나간다. 동네 사람들이 있어 더 따뜻하고, 흐뭇한 '서학동 사진관'만의 뒷 이야기다.

 

필름보다는 메모리가 익숙해진 디지털 시대. 멋드러진 갤러리가 더 화려해보이지만 조금은 늦게 가는 사진공간이 더 친숙하고 다정다감하게 다가온다. 이름마저도 구식처럼 느껴지는 '사진관'으로 오픈했지만 어느 전시장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따뜻한 정감과 친숙함이 가득하다.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요즘, 따뜻한 봄날 여러분께 또다른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서학동 사진관'을 추천하고 싶다.

 

 

 

※ 이예림씨는 여행과 사진이 좋아 블로그를 시작한 디자이너. 올해 전라북도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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