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 오브 스틸 (액션/ 143분/ 12세 이상 관람가)
- 빨간 팬티 벗은 슈퍼맨의 고뇌
아이언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등이 저마다 매력을 뽐내는 슈퍼 히어로계에서 개인이 지닌 물리적인 힘만 따지자면 가장 강력한 슈퍼 히어로는 단연 '슈퍼맨'이다.
가슴에 'S'자가 새겨진, 몸에 딱 달라붙는 새파란 옷에 빨간색 팬티를 입고 빨간색 망토를 걸친 슈퍼맨은 거침없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은 물론 추락하는 비행기도 거뜬히 받아내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며 정의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오롯이 '슈퍼맨'으로 산 크리스토퍼 리브 이후 한동안 다른 영웅들에 밀려 슈퍼히어로계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한쪽에 밀려나 있던 '슈퍼맨'이 돌아왔다.
슈퍼맨의 상징인 바지 위 빨간 팬티는 벗어 던지고 더 세련된 옷으로 갈아입었다. 대신 영웅의 고민은 한층 더 깊어졌다.
슈퍼맨 시리즈의 '리부트'인 '맨 오브 스틸'은 슈퍼맨이 지구로 오게 된 배경에서 시작한다.
무차별적인 자원 개발로 멸망 위기에 놓인 크립톤 행성의 과학자 '조엘'(러셀 크로우 분)은 행성의 미래를 위해 갓 태어난 아들 '칼엘'을 지구로 보낸다.
지구에서 '클락 켄트'(헨리 카빌)라는 이름으로 자란 칼엘은 남들과 다른 '특별한 능력' 때문에 학교에서는 '괴물'로 불리고 늘 따돌림을 당한다.
물에 빠진 학교 버스를 뭍으로 끌어올려 친구들을 살려내도 동네 사람들은 그를이상하게 쳐다보며 두려워한다.
성장통을 겪는 그를 따뜻하게 품어주는 지구의 아버지 조나단 켄트(케빈 코스트너)는 그가 지구에 온 이유가 있을 것으로 믿고 사람들 앞에서 '능력'을 드러내지 말고 때를 기다리도록 조언한다.
칼엘은 자신의 존재와 운명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떠돈다.
그가 자신이 크립톤 행성의 마지막 희망임을 알게 될 무렵, 행성의 반란군 '조드'(마이클 섀넌)가 파괴된 행성을 재건할 수 있는 모든 유전자 정보가 담긴 '코덱스'가 칼엘에게 있다는 것을 알고 그를 찾아 지구로 온다.
크립톤 행성을 재건하면 지구는 그 밑거름이 되고 사라지는 상황. 칼엘은 아직 자신의 존재를 두려워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지구의 존폐를 놓고 조드에 정면으로 맞서게 된다.
'맨 오브 스틸'은 '다크 나이트' 3부작으로 새로운 배트맨의 얘기를 그려낸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제작을 맡고 '300', '왓치맨'의 잭 스나이더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놀런 감독의 전작 '다크 나이트'나 '다크 나이트 라이즈'처럼 '맨 오브 스틸'도제목에 슈퍼맨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 대신 슈퍼맨의 달라진 캐릭터를 묘사하는데 주력했다.
슈퍼맨의 상징 'S'는 '희망'이라는 뜻을 지닌 엘 가문의 문양으로 사용됐다.
영웅의 고뇌를 다루다 보니 영화는 '다크 나이트' 시리즈만큼이나 내내 어둡고 묵직하다.
■ 프랑스 다이어리 (다큐/ 100분/ 12세 이상 관람가)
- 드파르동의 50년 카메라 여정
"모든 이미지는 작가의 관점이다."뉴스통신사 '감마 에이전시'의 공동 창립자인 레이몽 드파르동의 카메라 인생을담은 다큐멘터리가 국내 관객을 찾는다.
영화 '프랑스 다이어리'는 세계적인 사진 작가이자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인 레이몽 드파르동의 카메라에 포착된 순간들을 스크린에 차분히 풀어놓는다.
영화는 레이몽 드파르동이 반세기 동안 기록한 역사의 순간과 지난 50년을 반추하며 떠난 4년간의 프랑스 촬영 여행을 교차해 보여준다.
베네수엘라 내전과 비아프라 분쟁 등 세계 곳곳의 분쟁 지역에서 목숨을 걸고 현장을 담아 낸 화면들이 차례로 소개된다.
이 중에는 일명 '클로스트르 사건'도 있다. 레이몽 드파르동은 1975년 아프리카차드에서 투부 반군에 납치돼 인질로 잡혀 있던 고고학자 클로스트르와의 인터뷰에 성공했다.
2년간 반군과 산 레이몽의 인내와 투지에 반군 지도자들이 인터뷰를 허락한 것.
"나 자신에게 말해요. 아직 살아있고 그것만 해도 굉장하다고요. 남편과 가족 생각을 자주 해요. 하지만 너무 맘이 아파서 생각 안 하려고 애써요. 가능한 조치를 취해주세요. 그게 다에요."클로스트르와의 인터뷰가 프랑스 메인 뉴스 시간에 방영되면서 큰 반향이 일었고 결국 클로스트르는 억류된 지 3년 만에 풀려났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레이몽 드파르동은 '해외에서 위험에 처한 이를 방치한 죄'로 재판에 회부되기도 했다.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온 레이몽 드파르동은 최근 4년간 대형 필름 카메라를 메고천천히 차를 몰고 프랑스 곳곳을 돌아다니며 시골 마을의 소박한 풍경을 담아냈다.
느베르의 한 담배 가게와 어릴 적 자란 가레 농장, 폐업을 앞둔 이발소 등 단 1초의 노출 시간 동안 렌즈에 담긴 찰나의 순간이 그의 손에 기록됐다. 20년 전부터 벤치에 앉아 마을을 지키는 노인 4명과의 대화에서 따뜻함이 묻어난다.
그의 오랜 동료이자 파트너인 클로딘 누가레가 내레이션을 맡아 그의 여정을 안내한다. 레이몽 드파르동과 처음 만난 1986년 당시 28세의 풋풋한 클로딘 누가레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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