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경사 열흘 전 전주터미널 출현 / 검거 당일에야 영상 확보…공조수사 체계 부실
속보= 경찰의 허술한 수사가 '군산 40대 여성 살해 사건'이 장기화된 주된 요인중 하나로 드러났다. (5일자 1·6면 보도)
경찰에 구속된 군산경찰서 소속 경사 정완근씨(40)의 행적을 초기에 파악할 수 있는 증거물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달 27일 새벽 5시 40분께 전주시외버스터미널 CCTV에 모습이 포착됐다. 그러나 경찰은 이 CCTV 영상을 정씨 검거 당일인 이달 2일 오후 5시께야 확보했다. 경찰은 뒤늦게 CCTV 영상을 분석하고 전주지역에 비상을 거는 등 뒷북 수사를 벌였다.
당초 경찰은 '군산 40대 여성 살해 사건'이 발생하자 정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수사에 나섰다. 정씨가 1차 경찰 조사 후 자취를 감추자 지난달 27일 오전과 오후, 2차례에 걸쳐 1200여명의 경찰력과 헬기를 동원해 군산 대야 인근을 수색했다. 이후 정씨 검거 당일까지 모두 7일 동안 8600여명의 경찰력과 탐지견 41마리, 헬기(3차례) 등을 동원해 군산 대야와 임피 지역 등에 대한 일제수색을 벌였다.
그러나 정씨가 검거되기 전까지 경찰은 정씨의 행방은 물론 사라진 이모씨(40·여)의 행방도 찾지 못했었다. 이들의 행적이 나오지 않자 경찰은 지난달 31일 전북과 인접한 광주·전남·대전·충남청 강력계장 회의를 열고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인접 지방청 공조 수사 요청은 초동 수사에 실패한 전북경찰이 그나마 거둔 성과였다.
전북경찰은 정씨가 전북을 벗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군산과 익산지역을 중심으로 수색을 벌였다. 그 사이 정씨는 이미 충남 논산에 잠입했었다. 다행히 충남 부여경찰서 소속 한 경찰관이 PC방에 들어가는 정씨의 모습을 유심히 살펴 검거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인접 지방청간 공조 수사의 성과와는 달리 전북청 내 경찰서간의 공조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정씨의 모습이 찍힌 전주시외버스터미널 CCTV 영상은 터미널이 관내에 있는 전주 덕진경찰서 경찰관이 아닌 군산경찰서 경찰관에 의해 확인됐다. 군산경찰서 경찰관이 지난 2일 오후 5시께 현장을 방문해 정씨의 모습이 찍힌 CCTV 영상을 찾아낼 때까지 덕진경찰서는 알지 못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CCTV 영상은 모니터를 자세히 봐야 한다. 보통 CCTV 영상을 확인할 때에는 2배나 4배 정도 빠르게 돌리다보니 잠깐사이에 못보고 지나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일제수색 당시 각 경찰서마다 터미널 CCTV와 여인숙, PC방, 찜질방 등 정씨가 은신할 만한 곳에 대해 수색했던 것으로 나타나 경찰의 부실한 수사가 여실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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