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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소원' vs '히어로'

영화 '관상'이 800만명을, '스파이'이가 300만명을 넘기며 한국영화가 흥행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 흐름을 이어받으려는 '소원'이 좋은 출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원'은 상업영화 제작에 은퇴를 선언했던 이준익 감독의 신작으로 아동성폭행을 당한 가정의 아픔과 이를 치유하는 과정을 담았다. 조두순 사건이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는 가운데 잘 만들어진 신파라는 평이다. 이와 함께 'B급 신파'를 지향하는 '히어로'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허무맹랑하지만 웃기는 색다른 영화다.

 

● 소원 (드라마/ 122분/ 12세관람가)

- 아동성폭행 상처에 오열하는 가족

이 영화, 촌스럽다. 배우의 연기도 극의 전개도 모두 예상 가능하다. 한마디로 뻔한 작품이다. 그런데 보면서 눈가를 훔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11년 상업영화를 다시 찍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이준익 감독이 작심하고 만든 복귀작 '소원' 이야기다.

 

공장에서 근무하는 동훈(설경구)은 야구 중계와 아내 미희(엄지원)의 잔소리, 똑 부러지는 딸 소원의 능청을 낙으로 삼아 살아가는 평범한 소시민이다. 아이는 등교하고 아내는 가게를 보고 자신은 출근한, 특별할 것 없던 어느 비 오던 아침, 동훈은 경찰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고 그의 평범했던 인생은 송두리째 흔들린다.

 

실화를 모티브로 한 '소원'은 아동 성폭행을 소재로 했다. 영화를 보면서 조두순 사건이 떠오를 수도 있고, 김수철 사건이 생각날 수도 있다.

 

폭행 장면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진 않지만 이미 비극의 주인공이 된 배우들의 얼굴과 상처를 들쑤시는 폭행에 대한 상세한 대화 내용은 관객들을 계속해서 불편함의 모서리로 몰아간다.

 

그 힘겨운 시간을 살짝 넘기면, 영화는 기다렸다는 듯 신파로 흐른다. 관객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범인에 대한 단죄 열망, 노소를 가리지 않는 친구들 간의 우정, 모정(母情)과 부정(父情),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이웃들의 따뜻한 심장.

 

이준익 감독은 뜻밖에 사고를 접한 착한 사람들이 어떻게 상처를 보듬고 극복해나가는가에 방점을 둔 채 영화의 중·후반부를 이끌어간다. 그리고 이 부분은 상업적으로 꽤 성공적이라 할 만하다. 배우들의 농익은 감정연기가 신파에 잘 어울리고, 울렸다가 돌연 웃기는 대사의 힘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장면들은 너무나 많지만, 그중에서도 압권은 소원의 같은 반 친구 영석(김도엽)이 동훈 앞에서 사고 당일 소원과 같이 등교하지 않은 걸 자책하며 엉엉 우는 장면이다.

 

성폭행당하고 나서 남자라면 아빠마저 피하는 소원을 위해 인형 복을 입고 아이를 달래주는 동훈의 노력이나 어린 소원이 나름대로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는 과정도 눈가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영화는 이런 신파성 휴먼드라마에 약간의 사회드라마도 입혔다. 피해자는 안중에도 없이 기삿거리만 된다면 벌떼처럼 달려드는 언론의 모습이나 피고인이 술에 취했다는 이유로 형량을 감경하는 재판부의 성의 없는 판결 등도 스치듯 보여준다.

 

● 히어로 (드라마/ 99분/ 전체관람가)

- 아들아 기다려! 썬더맨이 간다

암 투병 중인 아들 규완(정윤석)을 홀로 힘겹게 키우던 주연(오정세). 아이의 병환은 깊어지고, 집 나갔던 아내(황인영)는 8년 만에돌아와 규완을 내놓으라며 소송까지 제기한다. 광팬이었던 '썬더맨'이 시청률 부진으로 종영하자 규완의 병세는 더욱 악화하고, 주연은 아들을 위해 직접 썬더맨이 되고자 영화사를 찾아간다.

 

한편 5억짜리 난을 훔치다 썬더맨에게 잡혀 교도소에 수감된 영탁(박철민)은 5년 만기 출소 후 복수를 위해 썬더맨을 찾아나선다.

 

'히어로'는 평범한 사람이 우연히 벼락을 맞고 초인적인 힘을 얻어 악한 무리를 물리친다는 만화적 설정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부정(父情)을 다룬 또 한 편의 영화다. 아버지와 아들의 진한 정이 눈물샘을 자극하지만, 전편에 흐르는 B급 영화의 향취는 영화의 신파적 요소를 상당 부분 상쇄시킨다. 벼락을 맞아도 멀쩡하고, 번개 에너지를 이용해 악한을 물리치거나 심장이 멎은아들을 다시 살려내는 등 판타지적인 요소 등이 인상적이다.

 

특히 광식(정진)과 제현(배호근)이 주연과 삼총사를 이루며 엮어가는 바보짓 퍼레이드와 썬더맨에게 복수하겠다며 벼르는 영탁의 허무 맹랑한 행동은 웃음을 준다.

 

영화의 90% 이상을 제주도에서 촬영했고, 제주영상위원회가 실시한 영상물 제작 공모에서 당선된 작품이다. 김봉한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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