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환자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고 진단 검사나 항암치료 등 실질적 효과가 없는 의료행위를 위해 많은치료비를 사용하다 숨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망 1개월 전에 말기 암환자는 의료비를 최고로 많이 썼다.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0년 암 등록본부에 등록된 말기 암환자 중에서 2010년에 사망한 7만6천574명을 대상으로 의료 이용 실태를 조사했다.
말기 암이란 적극적인 치료에도 근원적 회복의 가능성이 없고 점차 악화해 몇 개월(통상 3개월) 안에 사망에 이르게 되는 암을 말한다.
조사결과, 말기 암 진단을 받고 나서도 의료 이용 형태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사망일에 가까워질수록 의료기관 이용 말기 암환자는 더욱 늘었다.
사망 6개월 전 5만2천190명이었던 의료기관 이용 말기 암환자는 3개월 전 6만3천462명, 2개월 전 6만9천4명, 1개월 전 7만6천506명 등으로 증가했다.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단층촬영(PET) 등 진단검사는 물론, 인공호흡기, 기도삽관, 심폐소생술 등 단순히 숨만 붙어 있도록 하는 연명 치료술에 대한 이용도 사망일에 다가갈수록 급증했다.
특히 사망 1개월을 앞두고 말기 암환자의 응급실과 중환자실 이용이 크게 늘었다.
응급실 이용 말기 암환자는 사망 3개월 전 1만681명에서 2개월 전 1만5천247명,1개월 전 2만9천301명 등으로 껑충 뛰었다.
퇴원한 말기 암환자들이 당직 의사한테 단순 처치만 받고 귀가하거나 다시 각종검사를 반복하고 입원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의료비 지출도 사망 시점에 이를수록 늘었다.
말기 암환자는 사망 전3개월간 지출한 건강보험 의료비(7천12억원)가 사망 전 1년 동안 쓴 의료비(1조3천922억원)중에서 50.4%에 달할 정도로 사망일에 가까울수록 의료비를 집중적으로 썼다.특히 사망 1개월 전에 쓴 의료비는 3천642억원으로 사망 2개월 전에 지출한 의료비 1천943억원의 2배 가까이 급등하는 등 최고치에 이르렀다.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 대한 말기 암환자의 의존도도 지나치게높아 입원과 외래 진료비의 87.9%가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발생했다.
복지부 질병정책과 나성웅 과장은 "말기 암환자들은 심지어 사망 2주 전까지도 CT, MRI, PET 등 진단검사와 항암 치료 등 실질적 효과가 없는 의료행위에 최소 100억원 이상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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