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딛고 따내 값져
"금메달을 예상하긴 했지만 대회신기록을 깰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빠가 도와줘서 신기록도 나오고 금메달도 딴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노력해서 한국 신기록도 깨고 올림픽에 출전해서 금메달도 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저를 지도해주신 최진엽 선생님께 감사 드립니다."
제94회 전국체전 5일째인 22일, 포환던지기에 출전한 이미나(이리공고 3)가 대회신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미나의 이날 기록은 15.21m. 종전 기록인 15.20m와 불과 0.01m 차이지만, 이미나에겐 더 없이 기쁘고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계속되는 고통과 시련을 견뎌내고 따낸 값진 금메달이었기 때문이다.
이미나는 대회 두 달전인 지난 8월말 식도암으로 아버지를 잃었다. 식도암 진단을 받은 뒤 6개월만이었다. 그동안 아버지에게 많이 의지해왔던 이미나로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이었다. 이미나의 어머니는 파킨슨병으로 고생하고 있다.
그 뿐이 아니다. 훈련을 하다가 발등의 인대가 늘어나서 40일 동안이나 발에 깁스를 하며 지냈다. 깁스를 풀고 불과 2주일 동안의 훈련을 거쳐 이번 체전에 출전했고, 9년만에 기록을 갱신했다.
10년째 이미나를 지도하고 있는 최진엽 감독은 "부상이 없었다면 훨씬 더 좋은 기록을 세웠을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를 잃은 슬픔과 스트레스, 부상 등을 감안하면 만족스런 결과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나는 어려서부터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함열초등학교 3학년 10월에 운동을 시작해서 이듬해 4학년때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초등학교 4~6년, 그리고 익산지원중 1~3학년 소년체전에서 6년 동안 한번도 빠짐없이 금메달을 따낸 뒤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3년내내 한번도 1위를 놓쳐본적이 없다.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을 합쳐서 9년 연속 금메달의 기록이다.
주위의 후원도 이미나 선수에게 큰 힘이 됐다. 이리공고 동창회장을 지낸 김완수씨는 이미나가 경제적 걱정없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치료비와 보약값 등으로 1년 이상 기간동안 매월 100만원씩을 지원했다.
전북육상경기연맹 윤재호회장(대한건설협회 전북도회장)은 이날 대회현장을 찾아 이미나선수에게 직접 시상을 해주면서 축하하고 격려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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