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우종학 교수팀…영국 왕립천문학회지에 소개
우리나라 연구팀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진이 45억광년(1광년은 9조4천670억7천782만㎞) 떨어진 은하의 중심부에서 쌍둥이 블랙홀을 찾아냈다.
특히 이번에 찾아낸 쌍둥이 블랙홀은 병합 후기 단계에 있는 은하에서발견돼 눈길을 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천문학분야 4대 국제학술지 중 하나인 영국 왕립천문학회지 온라인판에도 소개됐다.
미래부는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우종학 교수팀이 해외 공동 연구자와 협력 연구를 통해 충돌 후 병합되기 직전의 두 은하 중심부에 자리한 블랙홀을 포착했다고 12일 밝혔다.
서로 이웃한 두 은하가 충돌하면서 합쳐지면 각각의 은하 중심에 존재하는 블랙홀도 결국은 서서히 합쳐지게 된다.
쌍둥이 블랙홀은 이처럼 서로 다른 블랙홀이 하나로 진화하기 직전 단계에서 나타난다.
그러나 블랙홀을 빛을 방출하지 않아 찾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병합 후기의 쌍둥이 블랙홀은 서로 가까이 붙어 있어 구분하기가 더욱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충돌후기에 있는 쌍둥이 블랙홀을 확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블랙홀 근처의 가스 운동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쌍둥이 블랙홀의 존재와 위치를 찾아냈다.
직접 관측은 어렵지만 가스가 유입되면 막대한 에너지가 빛으로 방출되는 특성을 이용한 것이다.
연구팀은 블랙홀 주변에서 이온화돼 방출되는 가스를 추적하고, 첨단 분광기를 이용해 은하 중심부의 가스 분포와 운동을 정밀하게 측정한 끝에 두개의 가스 성분이 서로 다른 위치에서 다른 속도를 갖는 것을 확인해 형과 아우 블랙홀을 찾아냈다. 이 과정에서 칠레 북부 소재 유럽남천문대의 구경 8.4m 거대망원경과 허블우주망원경의 자료도 동원됐다.
이번에 발견한 쌍둥이 블랙홀은 현재 2천600광년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다.
그러나 수억년 후 이 거리는 수 광년으로 좁혀지면서 결국 충돌을 통해 하나의 블랙홀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연구팀은 은하병합 후기의 쌍둥이 블랙홀이 발견됨에 따라 블랙홀 충돌과정에 대한 후속연구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우 교수는 "쌍둥이 블랙홀이 확인된 경우가 매우 적어 이번 발견은 블랙홀 과학자들에게 희소식"이라며 "이번에 발견한 쌍둥이 블랙홀의 물리적 특성과 블랙홀 간의 충돌과정을 면밀히 밝히기 위해 엑스선, 전파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찍은 영상. 각각의 핵의 중심부에 활동성 블랙홀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우종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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